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가열된 '중소형 OLED 전쟁'…中, 정부 등에 타고 韓 추격 속도

플렉서블 OLED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 60% 깨져…中 BOE 점유율은 20%대 진입
기술 격차 1~2년 수준으로 좁혀져…"LCD 전철 막기 위해 정부 지원책 필요"

(서울=뉴스1) 노우리 기자 | 2022-04-19 06:11 송고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MID 2021(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플렉스인앤아웃(Flex in and out)'을 둘러보고 있다. 이 제품은 S자 형태로 2번 접을 수 있어 1번 접는 디스플레이보다 휴대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MID 2021(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플렉스인앤아웃(Flex in and out)'을 둘러보고 있다. 이 제품은 S자 형태로 2번 접을 수 있어 1번 접는 디스플레이보다 휴대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 대한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BOE는 1년 만에 생산량만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증설 투자에 나서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정부 지원을 버팀목 삼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플렉서블 OLED 패널 출하량은 총 9240만장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7380만 장)와 비교하면 25% 늘어난 수치다. OLED 패널은 비교적 저렴한 리지드 OLED와 유연성 및 강도를 높인 고급형 플렉서블 OLED로 나뉜다.
업체별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5220만장을 출하하며 점유율 56.5%를 기록했다. 업계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60.3%)보다 4%p 가까이 내려갔다. 2위 중국 BOE는 출하량 2020만장으로 21.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동기 1100만장(15.7%)의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이어 LG디스플레이(10.1%), 중국 CSOT(5.5%) 순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시장 점유율은 2019년 70%대에서 지난해 60.3%에 이어 올해 50%대로 빠르게 내렸다. 스톤파트너스는 “앞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 시장에서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플렉서블 OLED와 리지드 OLED를 더한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60% 중반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OE의 플렉서블 OLED 패널 (BOE 제공) © 뉴스1
BOE의 플렉서블 OLED 패널 (BOE 제공) © 뉴스1

중국 BOE의 거센 추격이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굴기'에 사활을 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BOE가 아이폰12 리퍼비시(교환용) 제품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하며 애플 공급망에 진입한 건 그 자체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엔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중소형 OLED 시장의 ‘큰손’인 애플은 공급사의 기술력을 깐깐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이충훈 대표는 “디스플레이 기술력은 개발, 양산 이 두 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개발 부분에선 우리나라와 일부 선두 중국 업체의 기술 격차가 1~2년 수준으로 당겨졌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더해 개발인력의 근무 강도도 비교적 더 높아 추격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

양산 부분에서도 BOE는 올해 8세대(2200㎜×2500㎜) 생산라인 전환을 위한 투자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세대 전환 시 기존 6세대 생산라인과 비교해 생산량을 약 1.5배가량 늘릴 수 있다. 또다른 중국 업체 비전옥스도 8세대 OLED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8세대 전환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국내 업체들이 다시 한 번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삼성·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반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레드오션'이 된 스마트폰 시장 외에 노트북·태블릿 시장까지 OLED 영토를 확대했고, 기술 초격차를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해 중소형 OLED 사업부의 대표적인 기술인 ‘다이아몬드 픽셀’(Diamond Pixel) 등에 대한 상표 출원과 브랜딩에도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말까지 파주공장 중소형 OLED 라인 증설을 위해 3조3000억원가량을 투자한다. 

그러나 정부 등에 탄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를 제대로 막아내기엔 기업 차원의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BOE와 비전옥스 등 중국 4대 디스플레이 업체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만 5조원을 넘어선다. 그러나 국내에선 제대로 된 디스플레이 지원책이 전무하다. 올해 1월 통과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 업종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마저도 정부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LCD에서 중국에 선두를 빼앗긴 후, 정부가 디스플레이 업종의 중요도를 낮게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OLED 사업에서도 LCD 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세제 혜택과 투자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we1228@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