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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vs '안심' 이재명과 오세훈의 소득싸움 배경은?

지난해부터 '소득' 두고 충돌…최근 사흘간 2라운드
전문가 "李, 쟁점화 통해 브랜드 알리기+당내 경쟁자 견제 의도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유경선 기자 | 2021-06-01 06:00 송고 | 2021-06-01 11:00 최종수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비후보던 지난 2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심서울 프로젝트' 복지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비후보던 지난 2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심서울 프로젝트' 복지정책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최근 '안심소득'의 오세훈 서울시장과 '기본소득'의 이재명 경기도지사간 복지정책을 둘러싼 설전이 이어지면서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인 복지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사가 오 시장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는 이면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차기 여권 주자들을 우회적으로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광역단체장의 설전은 서울시의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 자문단' 구성·운영 사실이 알려진 5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는 새 복지모델인 '안심소득'이 민생의 디딤돌이자 동기부여의 수단이 되도록 시범사업을 설계하겠다"며 "촘촘하고 신중한 접근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해 시민 삶의 발전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차별급식 시즌2 안심소득, 부자는 죄인이 아니다'란 글을 통해 "저성장 양극화 시대에 맞지 않는 근시안적 처방"이라며 "국민을 '세금만 내는 희생 집단'과 '수혜만 받는 집단'으로 나눠 갈등을 대립시키고 낙인을 찍는 낡은 발상"이라고 선공을 날렸다.
그러자 오 시장은 같은 날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금전살포를 합리화하는 포장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으며 반격에 나섰다.

이후 29일 이 지사가 오 시장의 글을 인용하며 "17조원이나 되는 안심소득의 재원은 뭐냐"고 따져 물었고, 오 시장은 "예산의 규모는 서울시의 연간 복지예산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로 설계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30일에도 논쟁은 이어졌다. 이 지사가 이날만 세 건의 글을 올리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전국민에 고루 지급하는 '보편복지적 경제정책'이 기본소득이다. 안심소득은 어려운 사람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선별복지정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재원마련의 실현 가능성 △기존 복지체계와의 충돌 가능성 △근로의욕 고취 가능성 △행정비용 절감의 우수성 △수혜자의 행정접근 편의성 등 총체적 측면에서도 기본소득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다만 오 시장, 이 지사 측 모두 당분간 소모적인 논쟁은 피하되, 향후 정책을 다듬어 발표하는 과정에서의 건전한 비판과 토론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 측에 따르면 맨 오른쪽 그림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 개념. (이 지사 페이스북 캡처)© 뉴스1
이 지사 측에 따르면 맨 오른쪽 그림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 개념. (이 지사 페이스북 캡처)© 뉴스1

사실 이들의 복지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6월 한 TV토론회를 통해 안심이냐 기본이냐를 두고 한 차례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이 지사가 이처럼 오 시장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는 배경에 대해 자신의 기본소득을 쟁점화해 알리기에 나서는가 한편 최근 기본소득에 연이어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지사가 당내에서는 비주류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대놓고 칠 수는 없다"며 "대선 경선에서 이기려면 주류와 관계설정을 위해 대놓고 견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같은 여권 주자들이 공격하니 그에 대한 재반박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자신의 가장 주력 브랜드이기 때문에 정책적 정체성이 흔들리면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상황이다. 흔들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있을 것"이라며 "기본소득을 쟁점화해서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적극적 의사 표현이 있다"고 분석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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