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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녹음 사라진 담양 관방제림, 관광객도 찾지 않는다

천연기념물 푸조나무 100여그루 잎 피우지 못하고 고사 진행
담양군·문화재청 영양제 조치 아직 없어…'국수의 거리'도 한산

(담양=뉴스1) 박영래 기자 | 2021-05-23 06:20 송고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전남 담양 관방제림의 4년 전 모습과 비교한 사진이다. 위 사진은 22일 오후의 모습이다. 지난 겨울 동해로 고사가 진행되면서 앙상한 나뭇가지만 눈에 들어온다. 휴일이지만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래 사진은 4년 전인 지난 2017년 5월7일 촬영한 사진으로 광남일보가 제공했다. 짙은 녹음아래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2021.5.21/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전남 담양 관방제림의 4년 전 모습과 비교한 사진이다. 위 사진은 22일 오후의 모습이다. 지난 겨울 동해로 고사가 진행되면서 앙상한 나뭇가지만 눈에 들어온다. 휴일이지만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래 사진은 4년 전인 지난 2017년 5월7일 촬영한 사진으로 광남일보가 제공했다. 짙은 녹음아래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2021.5.21/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5월 말로 치닫고 있지만 여전히 녹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300년 노거수가 제공하던 짙은 녹음이 사라지면서 담양 관방제림을 찾는 사람도 드물었다.
  
낮 최고기온이 27도로 약간 무더운 초여름 날씨를 보였던 22일 오후, 전남 담양의 관방제림을 2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

평소 휴일 같으면 짙은 녹음 아래서 산책하거나 벤치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이날의 풍경은 기자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앙상한 나뭇가지를 뚫고 내리쬐는 햇볕은 강렬했고, 숲을 거니는 관광객들은 연신 손부채를 만들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지난 1월 몰아친 한파로 동해를 입은 천연기념물 제366호 관방제림 노거수들, 특히 푸조나무 100여 그루는 여전히 잎을 피우지 못하고 있었다.

담양 '국수의 거리'가 시작되는 교량인 향교교부터 관방제 좌안을 따라 형성된 인공림은 1번부터 177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한파로 추위에 약한 푸조나무의 잎이 나오는 잔가지와 새싹가지가 얼어 죽은 현상으로 보고 있다.

2주일 전 찾았을 때 앙상했던 푸조나무 가지는 여전했다. 관방제에 함께 심어진 팽나무, 느티나무 등의 잎들이 여름으로 향하면서 더욱 푸름을 더해가는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5월 말로 접어들었지만 잎을 피우지 못하고 고사가 진행중인 담양 관방제림 푸조나무. 2021.5.22/뉴스1 © News1
5월 말로 접어들었지만 잎을 피우지 못하고 고사가 진행중인 담양 관방제림 푸조나무. 2021.5.22/뉴스1 © News1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우울감이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관방제림은 그 수혜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전북 전주에서 가족과 함께 관방제림을 찾았다는 70대 관광객은 "소문을 듣고 왔는데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인다"며 "관방제 끝까지 걸어볼까 했는데 덥기도 해서 나는 중간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담양군과 문화재청이 나서 동해 원인을 찾고 영양제 살포 등을 밝혔지만 그 흔적은 아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담양군은 관방제림 푸조나무의 생육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1일 전문가를 초청해 현장에서 생육환경조사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라 담양군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영양제를 희석한 토양관주를 우선 실시하고 추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잎의 성장추이를 지켜보며 수간주사, 엽면시비 등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

관방제림 노거수 고사현상은 지역의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관방제림과 바로 연결돼 있는 '담양 국수의 거리'는 점심시간에도 한가한 모습이었다.

관방제림을 따라 줄지어 자리하고 있는 국수의 거리는 오래전 죽물시장을 찾은 상인이나 죽세공들이 자주 찾으며 형성된 명소로 30여개의 국수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한 국수가게 종업원은 "휴일이면 정신없이 손님들이 밀려들었는데 오늘은 점심시간에도 한가한 모습"이라면서 "관방제림 노거수 고사 소식이 알려진 것도 관광객 발길이 줄어든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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