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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멈췄다”…'일주일 259명' 교회발 집단감염 여파

명절 앞둔 전통시장·번화가 발길 끊겨…상인들 "한계"
대면예배 금지에도 도심서 전도활동 교인 '눈총'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2021-01-31 07:00 송고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 내 건어물가게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 내 건어물가게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이제는 진짜 한계에요."

30일 오후 2시쯤 찾은 호남권 최대 전통시장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 주말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제수용품인 건어물 점포부터 수산물, 채소류를 판매하는 구간까지 일대는 썰렁했고, 30여분간 오가는 이용객은 10여명이 채 되지 않았다.

상인들은 인적이 끊긴 시장 거리를 망연자실 바라보는가 하면 이따금씩 가판대 위 물품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긴 한숨을 내쉬곤 했다.

전기난로를 쬐던 한 상인은 점포 내 불을 끄며 '안되겠다'고 말하며 영업을 중단했고, 이를 본 다른 상인이 해당 점포로 다가가 '혹시 모르니 불은 켜고 기다려보자'며 다독이기도 했다.

건어물 점포를 운영하는 윤모씨(59·여)는 "아무리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어도 명절을 앞두고는 이용객들이 찾긴 했다"며 "시민들이 이번 설에는 제사조차 안 지낼 예정인가보다. 이제는 진짜 한계다"고 토로했다.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우체국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우체국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지역 번화가인 동구 충장로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말 대비 유동인구는 줄어들어 비교적 한산했고, 창문 너머 보이는 음식점과 의류점 내부에는 텅 빈 테이블을 지키는 업소 종업원만 간간이 보였다.

충장로에서 만난 최모씨(30·여)는 "사용하던 화장품이 다 떨어져서 외출을 하게 됐다"며 "내일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였다면 온라인에서 배송 주문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를 보니 교회 관련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광주가 제2의 대구처럼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면서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우체국 일대에서 한 교인이 오가는 시민들에게 전도활동을 하고 있다.202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우체국 일대에서 한 교인이 오가는 시민들에게 전도활동을 하고 있다.202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가뜩이나 교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진 이와중에 확성기를 이용, 전도활동을 하는 교인들은 상인들과 시민들의 눈총을 받았다.

광주 소재 한 교회에서 나왔다는 이들은 '예수님 믿으세요'라는 책자를 시민들에게 건넸고, 시민들은 화들짝 놀래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박모씨(35·여)는 "교회에서 확진자 수백명이 나와 전국민이 생고생을 하는데, 예수 믿으라는 말이 어떻게 입밖으로 나오는 건 지 모르겠다"며 "공중화장실 이용하기도 꺼려지는데 모르는 사람이 전도한답시고 옷을 붙잡고, 책자를 주니 짜증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앞서 광주에서는 지난 26일 광산구 소재 TCS국제학교에서 합숙한 교인과 학생, 교사 등 11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뒤이어 서구 쌍촌동에 있는 안디옥교회에서는 지난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신도 1명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 관련 누적 확진자 85명이 발생했다.

이에 광주시는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대면예배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령, 광주 소재 교회는 다음날 10일까지 예배와 모임, 식사가 금지된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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