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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나이 의미없어" 기내액션으로 돌아온 엄정화…데뷔 1만일 되기까지(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0-08-06 12:08 송고 | 2020-08-06 12:16 최종수정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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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면 스스로를 다그치고 그런 건 예전과 마찬가지지만 요즘엔 현재 이 시간이 너무 좋아요. 나이는 정말 의미 없이 먹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즐겨야 시간을 정말 잘 쓰는 거라는 마음이 커서 이젠 기다리는 것도 즐기면서 기다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배우 엄정화가 5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기내 액션 코미디 '오케이 마담'이 스크린 복귀작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엄정화는 여전히 영화에서 건재한 배우의 모습을 보여줬다. 통쾌함을 안기는 기내 액션부터 상대역인 박성웅과 코믹한 부부 케미스트리까지, 영화를 풍성한 재미로 채웠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 주연배우 엄정화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케이 마담'은 한국 최초 기내 액션을 소재로 한 영화로,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평범한 부부가 그간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초특급 액션 코미디다.

엄정화는 극 중 찰진 손맛으로 골목시장을 접수한 꽈배기 맛집 사장 이미영 역을 맡았다. 이미영은 가족을 위해 가게 문 한 번 닫아본 일이 없는 생활력 만렙 주부이자 컴퓨터 수리점을 운영하는 사랑꾼 남편 오석환(박성웅 분)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아내다. 남편, 딸과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미국 하와이로 향하던 도중 비행기에서 테러리스트들과 마주하게 되고 숨겨진 내공을 점차 깨우게 된다.

엄정화는 이번 개봉을 앞두고 "오랜만이라 벅차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오케이 마담'이 흥행해서 여성 배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렸으면 한다는 진심도 전했다. 또한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이효리 제시 화사 등 후배들과 환불원정대를 결성하게 된 소감도 함께 털어놨다. '오케이 마담' 액션 촬영기와 데뷔 27년을 맞이한 현재, 그리고 환불원정대, 후배들을 향한 깊은 애정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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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엄정화와 나눈 일문일답.

-'미쓰 와이프' 이후 영화는 오랜만인데, 개봉을 앞둔 기분은.

▶기자 시사회 끝나고 긴장이 됐다. 뭔가 신인의 마음 이런 것까진 아니고 긴장이 되더라. 이 영화가 어떻게 보일지도 너무 긴장이 되고 영화의 특성상 코믹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게 어떻게 보였는지 궁금하다. 이 영화가 좋은 반응이 있어야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여러가지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이라 벅찼다.

-다음 영화까지 5년 걸린 이유는.

▶그동안 좋은 작품 찾기가 어렵더라.

-시사회 이후 호평이 상당했다. 

▶너무 기쁘고 저희끼리는 내용을 아니까 이 정도면 관객 분들도 좋아하시지 않았을까 했다. 특성상 마음에 안드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서 두 가지가 어떨지 긴장이 됐는데 대부분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고 마음이 놓인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궁금하다. 요즘에 상황도 상황인지라 기대감 반, 우려 반이다.

-좋은 작품 찾기가 힘들었다고 했는데 '오케이 마담'은 어떤 점에 반해서 출연했나.

▶좋은 시나리오 찾기가 힘들었다. 작품이 마음에 들면 투자가 되지 않는다거나 했다. 작품도 많지 않았다. 사실 여자 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진짜 없다.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 고민하거나 촬영장에 있을 때 존재의 이유랄까, 그걸 못 느끼니까 언제 좋은 작품이 오려나 기대감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제목 자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굉장히 긍정적이고 제게도 오케이 사인을 주는 것 같더라. 대본도 지루할 틈 없이,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다. 혼자 키득대며 웃고 굉장히 반가웠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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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논의 중에 액션스쿨부터 등록했다고.

▶캐스팅이 저만 정해졌을 때 누가 상대역이 될지, 어떤 배우가 될지 논의 중일 때 놀면 뭐하나 싶어서 가게 됐다. 이 영화가 촬영에 못 들어간다고 해도 남는 건 액션이라 생각했다. 오히려 시간 모자를까봐 마음이 급했다. 찰영 시작할 땐 액션이 딱 몸에 맞아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더라.

-액션스쿨 처음 간 건가.

▶처음이다. 처음 딱 들어갔을 때 잊히지 않는다. 원래 액션스쿨 로망이 있었다. 액션스쿨에 갔는데 배우들이 맨발로 스파링을 하고 있더라. 거의 날아다니는 수준이었다. 굉장히 넓은 공간에서 흩어져서 하는 배우들도 있었고 그게 영화처럼 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모두가 활기와 열정이 넘쳐서 저도 빨리 뭔가 하고 싶은데 일단 먼저 뛰고 오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하드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전력질주는 아닌데 계속 뛰었고, 뛰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정말 토할 것 같이 뛰다가 이게 나아지는 시간이 올까 싶은데 어느 순간 뛰는 걸 즐기게 되더라. 그런 것들이 너무 기뻤다.

-액션 로망이 있었다고 했는데 특별히 이유가 있었나.

▶여배우가 액션하는 게 너무 멋있지 않나. 할리우드 영화에도 너무 많고 홍콩영화도 있고, 나도 배우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도 기대하고 있었다. '오케이 마담'은 '저런 역할 하면 재밌겠다 싶은 시나리오였다. 

-댄수가수로도 활동을 했던 덕에 액션이 수월하진 않았나. 

▶도움이 됐을 거다. 도움이 됐긴 한데 단점은 춤처럼 하게 되더라. 발차기 같은 것이 춤처럼 나왔다. 계속 영상으로 찍으면서 연습했다. 많은 분들이 액션이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셔서 무술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

-기내액션에 도전해본 소감은.

▶연습할 때도 좁은 공간을 다 만들어놓고 하긴 했다. 실제로 비행기 안에 들어가니까 거기서 오는 공포심이 있더라. 연습을 하긴 했는데 멍해지면서 두려웠다. 그래서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 서로 믿고 보충하고 그러면서 액션신이 만들어진 것 같더라.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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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역으로 박성웅 배우 캐스팅 소식 들었을 때 어땠나. 

▶반가웠다. 반가운 반면에 어떤 성격인지 몰랐다. 그래서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았다. 첫 촬영을 하고 보니 나 역시도 배역 이미지에 맞춰 생각하고 있구나 했다.

-이미영의 사랑스러운 매력, 본인이 갖고 있는 매력이 잘 나온 것 같다. 어떤 것을 노력했는지.

▶'미쓰 와이프' 그런 전작들이 있어서 걱정을 했다. 식상하게 느끼시거나 뭔가 보기가 싫다거나 닭살이라고 생각하실까 걱정되더라. 박성웅씨가 워낙 닭살처럼 그러시니까. (웃음) 그래서 실제로는 어떨까 걱정했다. 그러다 보니 촬영하면서 그런 걸 계속 확인했다. 오버를 하고 있는지 확인했고, 사람들 웃기고 싶은 그런 마음이 너무 과할까봐 어느 정도 지켜나갈지 항상 생각한 것 같다. 다행히 너무 꼴보기 싫거나 한 닭살은 아니었다. 

-박성웅 등을 때리는 장면에서 웃음이 크게 터졌다.  

▶성웅씨가 촬영할 땐 몰랐다고 하는데 영화 보고 나니까 너무 아프다고 하더라. (웃음) 촬영 당시 서로 약속을 한 게 꼭 세게 때리자고 했는데 그렇게 세게 나갈 줄 몰랐다. 저도 시사회 보면서 알았는데 손바닥 자국이 나있더라.

-박성웅에게 '예쁘면 다야?'라고 했던 대사가 애드리브였다고. 

▶박성웅씨는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그 장면에서 뭔가 부부의 사랑이 있지 않나. 서로 너무 사랑한다. 두 사람은 상대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고 산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내 사람을 계속 예쁘다고 말해주는 게 너무 좋을 것 같더라. 그게 웃음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생각한 것도 있고, 서로 짜증을 낼 때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게 부부인 것 같다.

-그런 장면을 연기하면서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진 않았는지.

▶그런 남편이 있으면 좋겠죠. 귀여우니까.

-시사회 이후 엄정화에 대한 호평이 가득했다. 

▶내가 이 작품을 끝냈을 때 모든 작품이 후회가 많이 남는다. 이 작품을 끝냈을 때 후회가 남아서 다음 작품을 위해 남기지 않자고 생각했다. 그게 어려운데 이 작품을 온전히 즐기자고 마음을 먹었다. 주시는 마음이 전달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팀워크도 좋았고 모든지 다 서로에게 채워주고 힘을 주고 ㅇ했다. 감독님, 스태프들 배우 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이런 간절한 마음을 갖고 시작해서 더 좋았을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이상윤, 배정남 등 후배들과 호흡은.

▶배정남과는 연기를 하게 될 줄 몰랐다. 정남이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전에는 항상 마실 나가면 만나는 사이였다. 패션쇼를 가거나 모임이 있거나 너무 사랑하는 동생이었는데 오래 봐오던 편한 동생이 눈을 마주치며 연기할 때 감회가 새롭더라. 긴장하는 모습도 보이고 굉장히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웃음) 이상윤은 작품으로 볼 때 항상 궁금했다. 저 배우는 어떨까 했다. 항상 스마트하고 젠틀한 이미지 정도였는데 실제로 만나본 이상윤씨는 생각 외로 역시 스마트하지만 동생 입장에서도 후배들을 잘 챙기더라. 경력이 짧은 배우가 아님에도 진짜 후배처럼 챙겨주더라. 되게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저렇게 연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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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효리 제시 화사와 환불원정대를 결성했는데.

▶환불원정대는 캐주얼하고 가볍게 만났다. 만나서 오랜만에 효리 얼굴도 보고 제시, 화사도 좋아하는 후배들인데 만나서 너무 좋았다. 실제로 보니까 너무 여리고 예쁘더라. 마치 연예인 보는 듯 했다. 화사는 너무 예쁘고 잘한다, 제시도 너무 멋있다. 효리는 뭐랄까 세대 차이가 있지만 동지애가 느껴진다. 화사와 제시 보다 효리랑 얘기할 때 그런 게 있다. 우리가 만나서 뭘 할 수 있을지 그런 얘길 했다.

-이효리가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를 언급하고 이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통해 수락해 화제가 됐는데.

▶수락이라고 생각은 안 했다. 이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굉장히 많이 보이더라. 처음에 그걸 봤을 때 너무 재밌었고 '(후배들이) 너무 멋지고 예쁘구나'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환불원정대 이름까지 뜨니까 어느날은 '만들어보면 너무 재밌겠다, 실제로 만들어본다면 그룹 생활 처음하는 건데'라고 생각했다. 재밌다고 생각해서 '효리 잘한다'고 했던 거고 하게 될줄 상상도 못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청원 아닌 청원을 해주셨다.

-과거에도 인기 스타였지만 지금도 여자 주인공으로 영화 원톱 출연을 할 만큼 여전히 톱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 비결은.

▶얼마 전엔 팬 분들이 제가 활동한지 만일이 됐다고 하더라. 제가 1993년도에 시작했으니까 너무 오래됐다 생각했다. 그만큼 시간도 빨리 갔는데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더라. 스스로 생각할 때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매순간 제가 너무 제 일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직업이라고 얘기하지 않을 정도로 좋아한다. 매순간 그걸 연결해서 '다음에 뭘 할까'라고 하는 게 괴롭지 않다. 때론 (기회가) 와주지 않는 괴로움이 있지만 괴로움보다 즐거움이 커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못하면 스스로를 다그치고 그런 건 예전과 마찬가지지만 요즘엔 현재 이 시간이 너무 좋다. 나이는 정말 의미 없이 먹는 거다. 하루하루 즐겨야 시간을 정말 잘 쓰는 거라는 마음이 커서 기다리는 것도 즐기면서 기다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맏언니로서 책임감도 클 것 같다. 

▶제가 맏언니다. 가요계에서는 특히 그렇다. 제가 제일 맏언니라고 하지만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 예전 영상들 보면 너무 어리고 예쁘더라. 그때는 몸도 항상 건강했더라. 매번 이렇게 시도하고 도전하고 하는 것도 그런 과정을 후배들은 안 겪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나이 때문에 못하는 것들, 나이 때문에 막히는 것은 내가 먼저 깨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안 해본 것들을 해보고 싶다. 저는 오래 배우로 살고 싶다. 또래 할리우드나 프랑스 등 외국 배우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더 나이 드신 분들도 자기 롤 갖고 멋지게 해나가고 계시지 않나. 저도 그렇게 오래 배우로 활동하고 싶고, 사람들의 인생을 대변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다.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는 처음이다. 책임감이 클 것 같다.

▶책임감이라기 보다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 영화 하나만 보고 달려온 분들이 너무 많다. 지금 (코로나19로) 너무도 다 어려운 상황이라서 다같이 살아야 한다. 보통 때보다 사람들도 더 많이 조심하고 방역도 철저히 한다. 지켜낼 것 지키면서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제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오지만 원톱이라기 보다 많은 분들이 같이 해주셨다. 8월 시장이 큰 시장이고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뭐든 다 하려고 하고 있다. 여배우들끼리 뭉치는 그런 영화도 너무 하고 싶다.

-이 영화가 어떤 의미로 남을지.

▶앞으로 또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준 작품일 것 같다.

-성적에 대한 고민도 있나.

▶큰 시장 안에 큰 작품들이 있으니까 걱정이 된다. 매일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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