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트럼프 선거 의식, 글로벌 원유 감산 동참하지 않는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0-04-08 08:44 송고 | 2020-04-09 11:26 최종수정
미국 노스다코타주 스탠리 소재 석유시추설비 /AFP=뉴스1
미국 노스다코타주 스탠리 소재 석유시추설비 /AFP=뉴스1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대규모 감산 공조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미국 원유생산은 자유시장의 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감산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 EIA, 올해 미 원유생산 120만bpd 감소: 미 에너지 정보청(EIA)은 7일(현지시간)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자국 원유생산이 연방정부의 지침 없이도 일평균 120만배럴(bpd)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미국 원유생산량 전망치는 1176만bpd로 지난해보다 120만bpd 낮은 수준이다. 내년에는 일평균 73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EIA는 예상했다. 2년에 걸쳐 일평균 200만배럴 감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에 압박한 감산규모는 일평균 1000만~1500만배럴이다. 이는 사우디와 러시아 산유량의 50%에 육박한다. 미국이 EIA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자국의 감산 규모는 최대 120만bpd로 미 산유량의 10%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 트럼프, 정부차원 감산은 없다: EIA 전망보고서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들에게 사우디,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들의 감산에 동참할지를 묻는 질문에 "자유 시장을 믿는다며 (미국) 감산은 자동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사우디, 러시아 주도의 감산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 셈이다.

미국의 인위적 감산 공조는 트럼프의 미 우선주의와 에너지 독립이라는 대원칙에 위배된다. 정부가 감산을 강제하면 트럼프 표밭이자 셰일 원유가 집중된 텍사스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가뜩이나 낮아진 유가 탓에 미국 셰일산업이 인위적 감산쿼터까지 할당 받으면 완전히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왼쪽) © AFP=뉴스1 

◇ OPEC+ 9일, G20 10일 :트럼프는 결국 재선을 위해 미국 셰일을 살리는 방향으로 사우디와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사우디와 러시아가 일평균 1000만~15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생산을 줄이는 감산에 조만간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포함된 산유국 연합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목요일인 오는 9일 오스트리아 빈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에 화상으로 긴급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회의도 열린다.

그러나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도 자신에게 다른 산유국들의 감산에 동참할지를 묻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kirimi99@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