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나띠 /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너무 잘 버텼다라고 매일매일 생각하고 있어요, 힘든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나띠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그 시간들이 없었으면 저도 지금의 나띠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본명은 아낫차야 수푸티퐁. 2002년 태국에서 태어나 2013년 만 10살의 나이로 한국에 와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쳐 K팝 가수 데뷔라는 꿈을 이룬 사람이 있다. 바로 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나띠(21)다.약 10년의 연습생 생활 중 출연한 오디션 프로그램만 등 2개, 거쳐 간 소속사만 6곳이 넘는다. 지난 2020년에는 솔로로 데뷔했지만,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나띠는 꿋꿋하게 K팝 가수의 꿈을 지키며 버텨왔다. 그렇게 나띠는 지난해 7월 그룹 키스오브라이프로 데뷔하며 드디어 제대로 된 날개를 달았다.

그렇기에 나띠는 "너무 잘 버텼다"라고 얘기한다. 어린 나이, 태국에서 K팝 가수의 꿈을 가지고 한국에 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문화를 몸에 익혀 온 나띠는 이제 오히려 한국에서 지낸 시간이 태국에서 자라온 시간을 훌쩍 넘기는 '반 한국인'이 됐다. 힘든 연습생 시간을 거쳐 타국에서 열심히 살아온 나띠는 대화를 나눌 때면 늘 미소를 지으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지만, 그 속에는 굳은살처럼 박인 단단함도 존재했다.

키스오브라이프 활동을 하며 '4세대 아가 이효리'라는 별칭까지 얻게 된 나띠. 최근 '마이다스 터치' 활동으로 그런 수식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나띠를 만났다.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나띠 /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물 건너온 아이돌】나띠 편  ①에 이어>-고향인 태국에는 보통 언제 한 번씩 갔다 오나요.

▶연습생 때는 1년에 한 번씩 갔다 왔던 것 같고요. 이제 데뷔하면서 사실 태국 갈 일이 좀 많이 있어서 좋은 기회 덕분에 부모님들도 많이 봤어요.(웃음) 저희가 첫 팬미팅, 두 번째 팬미팅이 태국에서 했었던 거라서 처음으로 엄마, 아빠 앞에서 공연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부모님 앞에서 처음 무대를 보여줬을 때 감회가 새로웠을 것도 같네요.

▶제 고향에서 공연하는 것도 처음이고, 부모님 앞에서도 처음 하다 보니까 사실 좀 많이 떨렸어요. 저희 엄마, 아빠가 좀 냉정한 편이라서 무작정 '우리 딸 예쁘다' 이것보다 무대를 보고 '이거는 멋있었고, 이 무대가 더 좋더라, 이게 더 힙하고 더 좋더라' 이런 코멘트를 되게 많이 해주셔서, 더 떨리면서 무대를 했던 것 같아요.(미소)

-한국에 오래 지냈다 보니 태국에 가면 어떤가요.

▶약간 한국에서 제가 생활하면서 그 빨리빨리 문화가 좀 몸에 배었던 것 같아요. 한국이 효율성 있게 빨리빨리 돌아간다면, 태국분들은 약간 좀 여유 있어요.(웃음) 제가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빨리빨리 문화에 적응돼서 그런지, 태국에 갔을 때 밥을 먹을 때도 엄청 빨리 먹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도 처음에는 깜짝 놀라더라고요.(웃음)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의 나띠 /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최근에 나띠를 보고 '4세대 아가 이효리다'라는 평도 있더라고요.

▶으아아.(부끄러워 하며 웃음) 저는 너무 영광스럽죠. 왜냐면 저는 이효리 선배님의 엄청 완전 빅팬인데, 그런 얘기가 나올지 상상도 절대 못 했어요, 근데 이제 '슈가 코트' 통해서 팬분들이 '애니콜 감성이 생각난다' '이제 리틀 이효리 아니야?'라고 해줬을 때 처음으로 뭔가 선배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저는 뭔가 이러다가 혹시나 뵐 수 있는 기회가 또 생기지 않을까라고 생각 들어서 혼자 만나게 되면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시뮬레이션도 해봤어요. 너무 대선배님이기도 하고 제가 워낙 좋아하는 선배님이라서 영광스러운 수식어인 것 같아요.

-아직 대중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나띠의 매력 포인트 같은 게 있나요.

▶저는 되게 많이 있는데, 뭔가 키스오브라이프로 보여주는 이미지나 제가 '슈가 코트'라는 곡으로서 Y2K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발라드든 힙합이든 좀 밝은 노래든, (그런) 좀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 것 같아요.

-외국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금의 K팝은 어떤 장르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K팝이라는 장르가 있다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다양한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요. K, 그러니까 코리아에서 이 다양한 음악을 한다는 것, 그런 K팝의 문화를 통해서 더 다양한 것들을 뭔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K팝 문화가 너무 잘 되어 있고, 연습생이라는 그런 과정들도 시스템이 너무 잘 돼 있어요. 해외에서는 한국만큼 그런 좋은 시스템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과거의 나띠처럼 지금도 K팝의 꿈을 꾸고 있는 연습생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같은 게 있나요.

▶'버티는 자가 이기는 거다' '버티면 된다'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저도 한국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봐주시는 댄스 선생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제가 힘들 때 처음 해줬던 말이 이 말이었거든요. '쌤은 버티는 자가 이기는 거라고 생각해, 다 버티면 되더라'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근데 처음에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맞는 것 같아요. 그냥 저를 보면 10년을 버텼으니까 지금의 나띠가 있는 거고.(웃음) 그냥 버티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