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 AFP=뉴스1 |
11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10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작품상은 아르헨티나 영화 '아르헨티나, 1985'(감독 산티아고 미트레)가 받았다. '아르헨티나, 1985'는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악의 군사 독재자를 기소하고 그의 희생자들에게 정의를 되찾아주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는 어느 오합지졸 법률팀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를 바탕의 영화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과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관객상, 미국비평가협회상 등을 받은 작품이다.
한국 관련 콘텐츠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초로 지난 2020년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현 비영어권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어 2021년 우리나라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한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나리'는 할리우드 제작사에서 제작한 작품이지만, 미국계 한국인들의 삶을 그려냈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점에서 한국 관객들에 '우리 영화'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해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TV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이 골든글로브에서 올해 또 비영어권 작품상을 수상했다면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의 4년 연속 수상이라는 기록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쉽게도 불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결심'은 여전히 올해 3월 열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의 유력 후보다. 현재 이 영화는 독일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아르헨티나의 '아르헨티나, 1985', 멕시코의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덴마크 '성스러운 거미', 캄보디아의 '리턴 투 서울' 등 15편의 영화와 함께 국제장편영화상 예비 후보에 들었다.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 끝에 추려진 최종 후보는 이달 24일 그밖의 주요 부문 공식 후보와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헤어질 결심' 포스터 |
박찬욱 감독의 골든글로브 수상 불발로 인해 결과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언제나 예외는 있었기에 남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해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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