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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머리, 마음 아프지만"…바비큐 냄새 속 기도하는 무슬림 학생들

대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 돼지고기 구이 행사
무슬림 유학생 "한국문화 존중합니다…기도처는 건립할 것"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2022-12-15 15:52 송고 | 2022-12-15 16:00 최종수정
15일 낮 12시30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에 위치한 기도처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2212.15/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15일 낮 12시30분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에 위치한 기도처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2212.15/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주세요."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바비큐를 나눠먹는 모습을 보고 무슬림 유학생 A씨(25)가 이같이 말했다.
주민들 사이를 헤집고 기도처에 들어간 A씨는 "오늘 돼지고기 바비큐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면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등의 문화를 충분히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한국 문화를 존중하듯이 주민들도 무슬림 종교를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기도처와 공사장 앞에 놓인 돼지머리를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낮 12시25분이 되자 기도를 위해 무슬림 유학생들이 한 명씩 기도처 안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기도처 밖에 굽는 고기 냄새가 안까지 들어왔지만 무슬림 학생들은 기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기도를 마친 A씨는 이곳에 이슬람사원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기도처 건립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면서 "집주인이 현재 사원 부지를 팔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슬림 학생들의 동의을 얻어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은 우리가 이 부지를 구입하기 전부터 이곳을 기도처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부지를 구입할 때 주민들에게 '우리가 기도처를 만들려고 한다'는 말까지 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에게 이 같은 소식을 알리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인근에 거주하는 80대 할머니가 항의에 나서자 주민들이 단체로 반대에 동참했다"고 했다.

A씨는 향후 계획에 대해 "공사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며 "경북대에 무슬림 학생이 117명 정도 된다. 앞으로 무슬림 학생들이 기도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터전을 잘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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