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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억 횡령' 오스템 재무팀장 가족 "윗선 지시 받았다"

경기 파주 자택 건물서 은신하다 검거…혐의 대부분 인정
680억 금괴 구매·건물 대출 상환해 증여…공범 유무 주목

(서울=뉴스1) 김진 기자, 이승환 기자 | 2022-01-06 08:24 송고 | 2022-01-06 10:27 최종수정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1880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씨(45)가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이씨의 가족들은 그가 체포되기 전 주변에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 동기 및 공범 여부를 파악하고 빼돌린 자금을 추적·회수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경찰은 5일 오후 9시10분쯤 경기 파주시에 있는 4층 다세대주택 건물에서 오스템 재무팀장 이씨를 체포해 6일 0시45분쯤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했다.

이씨가 체포된 건물은 2016년부터 이씨가 소유하다 지난달 10일 부인에게 증여한 4층짜리 건물로, 이씨는 가족이 거주하는 4층이 아닌 이전 세입자가 거주하다 나간 다른 층 빈방에 은신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5일 오후 8시부터 이 건물을 압수수색하던 중 이씨를 발견해 체포했으며, 그가 건물에 금품을 숨겼을 가능성을 고려해 체포 이후에도 수색을 이어갔다. 이씨는 체포 당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이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그의 행방을 쫓고 있었다. 

이씨가 체포되면서 경찰 수사는 범행 동기와 자금 추적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씨의 가족들은 그가 체포되기 전 주변에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경찰에서는 이씨의 횡령액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인 만큼 공모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오스템 측은 "이씨의 단독범행"이란 입장이지만 '윗선' 주장이 나온 만큼 공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경찰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씨가 빼돌린 자금의 행방 일부도 앞서 파악해 수사 중이다.

이씨는 지난해 12월18일부터 잠적 이틀 전인 같은달 28일까지 6차례에 걸쳐 약 680억원 상당의 1㎏ 금괴를 한국금거래소 파주점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횡령액 가운데 거액을 들여 주식을 해 '파주 슈퍼개미'로 불렸는데, 주식을 매도한 돈으로 대금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는 잠적하기 전 파주시의 건물 여러 채를 아내와 여동생, 처제 등에게 증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들의 수억원에 달하는 대출 상환금을 갚는 데도 횡령 자금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이씨는 지난해 11월30일 아내, 여동생과 함께 설립한 부동산 업체의 사내이사에서 내려오는 등 신변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횡령한 자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해 송금한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으며 자금도 회수할 계획이다. 앞서 오스템 측은 계좌가 동결돼 자금 회수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스템은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으로, 지난해 12월31일 강서서에 이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횡령 사실을 이달 초 공시했다. 횡령액인 1880억원은 오스템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 대비 91.8%에 달하는 수준으로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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