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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는 처음인 '버럭 김호철'은 IBK 내홍을 잘 수습할 수 있을까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도 V리그 데뷔전
18일 흥국생명전서 첫선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1-12-17 10:10 송고 | 2021-12-17 10:21 최종수정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게 된 김호철 감독.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내홍을 겪던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마침내 김호철(66) 감독 체제로 정상화 작업에 나선다. 레베카 라셈을 보내고 새롭게 대체 선수로 발탁한 달리 산타나(미국)도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탈리아서 귀국 후 10일 간 격리를 했던 김호철 감독은 지난 16일부터 IBK기업은행의 훈련을 지휘했다. 김 감독과 같은 날 한국에 도착했던 산타나도 마찬가지 그날부터 동료들과 처음 조우했다.
김 감독과 산타나는 18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기업은행 데뷔전을 갖는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첫 단추라는 의미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무대다. 

프로배구에서 잔뼈가 굵은 김 감독이지만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

기업은행은 2021-22시즌 '트러블 메이커'가 됐다. 조송화와 김사니 전 코치가 팀을 무단이탈하며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때 구단은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는 의아한 결정을 내렸다.
잡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송화는 구단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고 김사니 전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뒤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전 사령탑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던 김사니 대행은 6개 구단의 '악수 보이콧' 끝에 결국 3경기 만에 다시 대행에서 물러났다.

김사니 전 감독대행이 떠나면서 안태영 코치가 '대행의 대행'으로 임시 감독을 맡았다. 안 대행 체제에서의 3경기(1승2패)를 치른 기업은행은 이제 김호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격리 과정에서 선수들을 보며 "자신감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던 김 감독은 첫날부터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대화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다시 시작하자"고 선수들을 독려한 뒤 두 시간여 훈련을 진행했다.

현대캐피탈 시절 '버럭 호철'이란 별명도 있었던 김 감독은 호랑이 이미지를 가진 카리스마형 지도자로 통한다. 그러나 여자부 지도는 처음인 만큼 남자선수들을 이끌 때와 똑같은 접근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본인 생각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부드럽게 다가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기업은행 지휘봉을 잡기 전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아내 임경숙씨, 이탈리아에서 배구선수 생활을 한 딸 김미나씨 등에게 조언을 얻기도 했다.

딸은 김호철 감독에게 "아빠에게 두 얼굴이 있다. 용맹하고 거친 부분도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누구보다 자상하다. 이러한 것들이 여자 팀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기업은행은 17일 현재 3승12패(승점 8)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봄 배구 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 4위 KGC인삼공사(승점 30)와 차이가 22점까지 벌어진 상황. 

김 감독 앞에는 뒤숭숭한 분위기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갈길이 멀지만 결국 한 걸음부터다. 구단이 김 감독과 2024년까지 장기 계약을 한 것은 이번 시즌 팀 수습과 함께 재건을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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