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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주 배정 속출' 원티드랩, 청약증거금 5.53조…크래프톤보다 흥행

원티드랩 청약 경쟁률 1731대1…균등 배정 0주 속출
'환매청구권' 부여…상장후 6개월간 공모가 90% 수준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2021-08-03 17:18 송고
원티드랩 환매청구권 규정© 뉴스1
원티드랩 환매청구권 규정© 뉴스1

'기업공개(IPO) 초대어' 크래프톤과 공교롭게 같은 날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원티드랩이 오히려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균등배정 물량보다 2배 이상 많은 청약 건수로 균등배정은 추첨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원티드랩은 ‘상장주선인 추천제’를 통해 상장한 기업이다. 일반 투자자에게 ‘환매청구권’이 부여된 만큼 상장 후 주가 흐름도 초미의 관심사다.
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일과 3일 이틀간 진행한 원티드랩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총 5조53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공모 규모가 168배 큰 크래프톤 청약 증거금(5조300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최종 경쟁률은 1731.23대 1을 기록했다. 크래프톤 경쟁률인 7.8대1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원티드랩의 공모 청약에서 일반투자자에 배정된 물량은 18만2500주다. 이 중 절반인 9만1250주가 균등배정 물량인데 청약건수가 23만7467건을 기록하면서 '0주' 배정이 속출했다. 예상 균등배정 수량은 0.38주이며 최소 물량인 10주 이상 청약자 3명 중 1명이 추첨을 통해 1주를 균등 배정받는다. 
이제는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원티드랩은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으로 ‘상장주선인 추천제’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조건에는 미달하지만 주관사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상장을 추진한 것이다. 기술특례상장보다도 다소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에게 ‘환매청구권’을 부여한다.

원티드랩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후 6개월내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수준에 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단 본인 계좌일 때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다른 계좌로 주식이관을 하는 순간 환매청구권은 사라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원티드랩 공모가 산정 비교 기업© 뉴스1
원티드랩 공모가 산정 비교 기업© 뉴스1
원티드랩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의 대상이었다. 공모가 비교기업 산정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티드랩이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에서 국내 유일한 채용 중계 상장사인 사람인에이치알과 일본에 상장된 3개(PERSOL HOLDINGS, Benext-Yumeshin Group, JAC Recruitment) 구인구직 관련 기업을 선택했다.

문제는 원티드랩은 지난해 93억원의 영업손실이 냈는데, 일본 3개 기업은 연간(2020년 2분기~2021년 1분기) 200억~19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라는 점이다. 사람인에이치알도 지난해 23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수백억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의 평균 PER인 30.39배가 원티드랩 공모가 산정의 기준이 된 것이다. 사람인에이치알의 PER(18.70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원티드랩은 현재 적자임에도 2023년 112억원을 번다는 추정 당기순이익을 적용했다. 여기에 20% 할인율을 적용해 2021년 상반기 수익으로 가정했고, 상반기 예상 실적 기준 PER을 구한 다음 23.34% 할인을 적용한 것이 현재 공모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주식시장 평균 PER도 31.70배로 상당히 높은 가치로 주식이 거래되는데 일본 상장사와 단순비교해 산출한 공모가는 고평가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심지어 일본의 경제활동인구는 2.4배 이상 많고, 구인구직 시장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원티드랩 지분 현황© 뉴스1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원티드랩 지분 현황© 뉴스1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수익도 달라질 수 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원티드랩의 지분 3.07%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원티드랩의 주식을 취득했고, 총 12만2240주를 평균 1만2000원에 매입했다. 2017년 투자한 주식은 상장 후 1개월, 2019년 주식은 상장 후 2개월의 보호예수에 걸려있다. 공모가 수준만 유지해도 3배의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원티드랩의 상장일은 8월 11일이다. 크래프톤 상장 다음날이다. 크래프톤의 상장 당일의 흥행이 원티드랩의 상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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