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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린이이야기] 6번째 그랜드슬램 달성자는 언제쯤 나올까?

니클라우스·우즈·플레이어·호건·사라젠 등 단 5명
필 미켈슨, 6월 US오픈서 그랜드슬램 도전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21-05-25 06:00 송고
잭 니클라우스(오른쪽)와 타이거 우즈. © AFP=뉴스1
잭 니클라우스(오른쪽)와 타이거 우즈. © AFP=뉴스1

24일 막을 내린 PGA 챔피언십에서는 '역대 최고령 메이저대회 챔피언'이라는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주인공은 필 미켈슨(51·미국)이었다. 

미켈슨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키아와 아일랜드(파72‧7876야)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6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미켈슨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브룩스 켑카(미국) 등 공동 2위 그룹(4언더파 284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2013년 디오픈 챔피언십 이후 8년 만에 개인 통산 6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만 50세가 넘은 미켈슨은 역대 최고령(만 50세 11개월)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됐다. 종전까지는 1968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줄리어스 보로스(만 48세 4개월)가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자였다.

예상치 못한 기록 속 기대를 모았던 역대 6번째 그랜드슬램 달성자는 탄생하지 않았다. 미켈슨이 트로피를 가져가며 조던 스피스(미국)의 커리어 그랜드슬램(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PGA 챔피언십 모두 석권)은 좌절됐다. 
스피스는 2015년 4월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6월에는 US오픈을 제패했고 2017년에는 디오픈에서도 정상에 섰다. 3년 사이 각기 다른 메이저대회에서 3승을 올리며 그랜드슬램에 다가갔다.

그러나 스피스는 이후 긴 슬럼프에 빠졌다. 디오픈 우승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무관에 그쳤다. 당연히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졌다.

하지만 스피스는 2021년 부활했다. 서서히 경기력이 살아나며 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 완벽하게 부활했다.

때문에 올해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스피스의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는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스피스는 1·2라운드에서 부진했다.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몰아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공동 30위로 대회를 마쳤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그랜드슬램에 근접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2012, 2014), US오픈(2011), 디오픈(2014) 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랜드슬램까지 마스터스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지난 4월 대회에서 컷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4대 메이저 모두 제패한 그랜드슬램 달성자는 단 5명

남자 프로골프 역사에서 그랜드슬램에 성공한 선수는 단 5명 뿐이다.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잭 니클라우스를 비롯해 타이거 우즈, 게리 플레이어, 벤 호건, 진 사라젠만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PGA투어 최다승 공동 1위 샘 스니드(82승), 통산 62승의 아널드 파머도 그랜드슬램에는 실패했다. 

역대 그랜드슬램 달성자 중에서도 니클라우스의 성적은 가장 돋보인다.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 6승을 비롯해 PGA 챔피언십 5승, US오픈 4승, 디오픈 3승 등으로 메이저대회에서만 총 18번 우승을 차지했다. 18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은 기록으로 평가된다.

1962년 US오픈 우승으로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니클라우스는 1963년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했다. 그리고 1966년 디오픈에서 우승하며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920~30년대 전성기를 보낸 진 사라젠은 최초의 그랜드슬램 달성 선수다. 사라젠은 US오픈과 PGA 챔피언십, 디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그리고 1935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게리 플레이어와 벤 호건은 나란히 메이저대회에서 9번씩 우승을 차지했다. 호건은 마스터스 2회, PGA 챔피언십 2회, US오픈 4회, 디오픈 1회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어는 마스터스 3승, PGA 챔피언십 2승, US오픈 1승, 디오픈 3승을 기록했다.

타이거 우즈. © AFP=뉴스1
타이거 우즈. © AFP=뉴스1

△만 24세7개월 만에 그랜드슬램 달성한 골프 황제

'골프 황제' 우즈는 5명의 선수 중 가장 최근에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확보했다.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골프계를 놀라게 만든 우즈는 199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00년 US오픈과 디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당시 우즈의 나이는 만 24세7개월에 불과했다.

남자 프로골프 역사상 한 해에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없다. 우즈 역시도 이 기록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우즈는 한 해에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지 못했지만 2년에 걸쳐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00년 US오픈을 시작으로 디오픈, PGA챔피언십에서 잇달아 정상에 섰다. 그리고 2001년 첫 메이저대회였던 마스터스에서도 우승을 차지, 일명 '타이거 슬램'을 완성했다.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우즈가 유일하다.

그랜드슬램을 일찌감치 달성한 우즈는 니클라우스의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기록(18승)을 쫓았다. 2019년 마스터스 우승으로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성공, 니클라우스의 기록에 3개 차로 따라 붙었다.

하지만 우즈는 최근 교통 사고로 큰 부상을 당해 현재로서는 언제 필드에 돌아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메이저대회 통산 최다승 기록 달성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21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 © AFP=뉴스1
2021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 © AFP=뉴스1

△메이저 우승 추가한 필 미켈슨, 6월 US오픈서 대기록 도전

2021년 열린 2번의 메이저대회에서는 매킬로이와 스피스가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이제 시선은 6월 중순 열리는 US오픈에 집중된다. 필 미켈슨(미국)이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하면 역대 6번째 그랜드슬램 달성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 50이 넘은 미켈슨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미켈슨은 24일 막을 내린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때 US오픈 주최 측으로부터 특별 추천권을 받아야 대회에 나설 수 처지였지만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당당하게 그랜드슬램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마스터스 3승, 디오픈 1승, PGA 챔피언십 2승을 달성한 미켈슨은 유독 US오픈과 인연이 없었다. US오픈에 통산 29번 출전해 준우승만 6번 차지했고 톱5에도 8번 이름을 올렸다.

우승만 없었지 활약 자체는 좋았기에 미켈슨이 US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어느덧 만 50세를 넘었고 2013년 공동 2위 이후에는 톱10도 없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컷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더이상 메이저대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미켈슨은 이번 PGA 챔피언십에서 이런 평가를 뒤집었다. 전장이 7876야드로 길었던 PGA 챔피언십에서 나흘간 평균 313.1야드(21위)의 장타를 뽐내며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전매특허인 정확한 숏게임과 장타력이 US오픈에서도 어우러진다면 6번째 그랜드슬램 주인공이 탄생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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