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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무기가 콜롬비아 민주주의 탄압에 사용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미국 정부에 콜롬비아 무기 판매 중단 촉구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1-05-21 16:49 송고
콜롬비아 칼리에서 2021년 5월 10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모습.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폭력 증가 등으로 인한 국민 불만은 지난달 28일 정부의 세제개혁안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폭발했고, 이에 대한 군경의 강경진압과 폭력으로 국민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 AFP=뉴스1
콜롬비아 칼리에서 2021년 5월 10일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모습.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폭력 증가 등으로 인한 국민 불만은 지난달 28일 정부의 세제개혁안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폭발했고, 이에 대한 군경의 강경진압과 폭력으로 국민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 AFP=뉴스1

콜롬비아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군·경의 시위대 강경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에게 사용해선 안 되는 미국산 무기장비가 사용되고 있다는 고발이 국제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나왔다. 국제앰네스티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를 향해 콜롬비아에 직·간접적 무기와 장비 및 관련 기술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필립 나시프 국제앰네스티 미국 사무소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콜롬비아 국민들이 겪고 있는 폭력의 순환을 부추기는 미국의 역할이 터무니없다"면서 "미국 정부는 살해, 실종, 성폭력, 고문 등 평화 시위자들에게 가해지는 끔찍한 탄압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시프 대변인은 "조 바이든 정부는 콜롬비아 시위대를 탄압하는 데 사용된 무기 장비의 직·간접적 판매나 이전, 공급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콜롬비아 군이 국제법과 무력사용 기준을 완전히 준수할 때까지 무기 판매 금지가 유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지목, "블링컨 국무장관은 콜롬비아 시위대가 견뎌내고 있는 공포와 테러를 막을 힘이 있고, 즉각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정부에 대한 직간접적 관여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앰네스티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 뉴스1
국제앰네스티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 뉴스1

콜롬비아에서는 지난달 28일 정부의 세제개혁안에 반대하며 전국적으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3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시민들의 강한 반발로 세제개혁안은 결국 좌절됐고,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의료법개정안 역시 부결되는 성과가 있었지만 두케 정부를 향해 쌓여온 시민들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군경의 강경진압과 폭력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12일 콜롬비아 남서부 카우카주의 주도 포파얀에서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 도중 끌려간 17세 미성년 소녀 알리손 멘데스가 풀려난 뒤 "경찰관 여럿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영상을 올리고 자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호세 미겔 비반코 휴먼라이츠워치(HRW) 아메리카 국장은 "콜롬비아 칼리에서는 지난 3일 경찰이 다리 건너편에서 시민들을 직접 겨냥해 최루 가스를 발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탱크에서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는 모습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에는 포파얀에서 미국의 복합시스템즈사가 제조한 베놈(Venom) 대용량 수류탄 발사기가 바닥에서부터 수평으로 시민들을 겨냥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무차별적 무기가 이런 식으로 사용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앰네스티와 HRW에 따르면 베놈 외에도 펜 암스(Penn Arms) 수류탄 발사기 등 고성능 무기와 최루탄, 탄약, 소형무기, 탄약 장비, 장갑차, 감시기술 등 미국산 무기장비와 기술이 콜롬비아 시위대 진압에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까지 공권력의 시위대 진압 비용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콜롬비아 검찰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경찰관 1명을 포함한 총 42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콜롬비아 인권단체들은 지난 9일 기준 사망자 수가 47명에 달하며, 이중 39명이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숨졌다고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1876명이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부하고, 963명이 체포됐으며, 28명은 눈을 다쳤고 12명은 성폭력을 당했다고 단체는 집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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