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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사업으로 45억원 날려…주차비도 없어 울었다"(종합)

19일 KBS 'TV는 사랑을 싣고' 출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1-05-20 09:20 송고 | 2021-05-20 11:29 최종수정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 © 뉴스1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 © 뉴스1

'광수생각' 박광수 작가가 45억원의 금전적 손해를 입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다며 인생의 위기를 고백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높은 인기를 끈 만화 '광수생각'의 박광수 작가가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찾은 MC 김원희와 현주엽은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만화 '광수생각'의 신뽀리 캐릭터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과거 '광수생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박광수를 소개했다.

이날 박광수가 만나고 싶어 한 분은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으로 엄청난 말썽쟁이였던 자신을 비뚤어지지 않도록 다잡아 주셨다고 했다. 그는 많이 혼났지만 그 속에 담긴 애정 어린 관심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 선생님의 영향으로 만화가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MC들과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난 박광수는 선생님을 만난 모교와 어머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을 다니며 파란만장한 자신의 삶과 선생님과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박광수는 IMF 외환 위기로 힘들었던 국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국민 만화 '광수생각'을 연재하던 당시, 매달 연재료 500만원에 단행본이 300만권 이상 팔리며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광수는 캐릭터 팬시 사업으로 45억원 정도를 날렸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박광수는 "풍족하게 살다 그렇게 돼서 집 밖으로 안 나갔다"라며 당시 생활고로 주차비도 낼 수 없어 주차장 구석에서 울었던 때를 회상했다.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던 박광수는 취미였던 야구 덕분에 한 주 한 주를 버티고 어려움을 넘기고,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야구를 열심히 하던 박광수는 야구 경기에 대한 애정 덕분에 한 주 한 주 넘길 수 있었고 어느덧 모든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귀중한 취미는 삶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자신을 구출해 줄 수 있는 통로가 되어 줄 수 있다"고 했다.

박광수는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어머니는 꼴찌였던 아들의 성적표를 보면서 수, 우, 미, 양, 가 중 가장 낮은 점수인 '가'를 "가능할 '가'(可)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가 하면 집안 물건을 내다 파는 등 말썽을 피워도 끝없는 사랑으로 감싸 주셨다고 했다.

그랬던 어머니는 젊은 시절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셨고 10년 동안 치매를 앓다 작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실감나지 않아 어머니와 함께 앉았던 아파트 벤치에 앉아 있곤 한다는 박광수는 어머니 음식을 한 번이라도 더 먹어 보고 싶다고 했다.

이에 현주엽은 박광수의 어머니가 끓여 주셨던 소고기 김치찌개를 하는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어머니의 맛을 느끼며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다 비운 박광수는 치매가 심해지면서 나타난 공격성에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했던 어머니와 현재 어머니가 계시던 병원에서 3년째 의식 없이 누워 계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안타까워했다.

현주엽은 어머니의 일생을 그린 박광수의 만화를 보여주었고 박광수는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과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선생님을 찾아 나선 추적 실장 서태훈은 박광수의 동창들을 통해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아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인터넷 검색으로 단서를 얻은 서태훈은 선생님의 친구를 통해 근황을 파악해 선생님을 찾아갔다. 하지만 선생님은 박광수가 보고 싶어 한다는 서태훈의 말에 "그분이 저를 알아요?"라 물었고 이를 지켜보던 박광수는 "저를 모르시나 본데요"라며 당황했다. 잠시 실망하는 듯했던 박광수는 "선생님이 저를 기억 못하신다고 해도 선생님을 만나뵙는 것만으로도 기뻐요"라며 재회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최종 장소인 헌책방들이 모여 있는 '서울 책보고'에 도착한 박광수는 선생님을 거듭 부르며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안 그의 책이 꽂혀 있는 책꽂이에는 자신을 찾아 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대작가가 되길 바라는 선생님의 편지가 있었다. 편지를 읽은 박광수가 선생님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실망하는 순간 '광수야'라며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와 제자를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박광수는 반가움에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은 박광수를 정확히 기억했고 "잘 자라서 큰 별이 되어서 고맙다"고 했다. 만화가 박광수가 자신의 제자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 선생님은 박광수를 독특한 학생으로 기억했고 앞으로 예술계에 큰 기둥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광수는 선생님을 위해 쓴 글이 적힌 액자를 선생님에게 전달했고 선생님은 "우리 집의 보물 1호를 만들어 주어서 정말 고맙네"라며 액자 속 문구처럼 박광수를 꼭 안아 주셨다. 37년 만에 만난 선생님과 제자의 훈훈한 만남이 큰 감동을 안겼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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