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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야 한다" 잘못된 문화가 키운 체육계 그늘…"제도적 개선 필요"

보호자‧지도자들의 안일한 마음
이용 의원 "대한체육회 노력 필요"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1-02-17 14:35 송고 | 2021-02-17 14:43 최종수정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한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최근 불거진 프로배구계의 '학교폭력' 사태는 체육계 전체의 잘못된 '엘리트 지상주의', '엄격한 상하관계 문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는데, 이번에 특히 아프게 이슈화됐다. 그와 함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큰 화두는 '학교폭력'이다. 여자배구의 간판스타인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은 중학생 시절 저질렀던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남자부의 송명근과 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도 고교 시절 자신들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계속된 배구계의 학교폭력 사태에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1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스포츠계 학교폭력 피해는 계속 있었다. 이번에는 가해자들이 유명 선수다보니 대중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분노해줬다"며 "과거 사이클 선수도 학교폭력을 당해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겪었지만 대중들의 관심을 갖지 못해 조용히 묻혔다"고 밝혔다.

약 14년 동안 학교폭력 관련 청소년들을 상담, 교육했던 최희영 유스메이트 부대표 역시 "스포츠계 학교폭력은 언젠가는 나올 일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운동부 학생이나 보호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스포츠계에서 학교폭력이 만연하다고 말했다.

최 부대표에 따르면 운동부 학생들의 환경은 학교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일정한 기간 동안 숙소에서 동료들과 함께 생활해야하는 배경 속 피해 학생들은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특히 운동부는, 아직도 폭력을 훈육이나 교육으로 인식하는 등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성적만 괜찮으면 잘못된 행동을 묵인하는 엘리트 문화도 원인 중 하나다. 

'버텨야 한다'는 그릇된 체육계의 문화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최 부대표는 "운동부 학생들은 목표가 뚜렸한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버텨야 한다고 배운다. 이는 보호자, 지도자들이 더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을 지냈던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소식에 이어 올해도 체육계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체육계 선배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해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소식을 가장 먼저 여론에 알렸고, '최숙현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의원은 "가장 필요한 것은 제도적 개선이다. 충분히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바뀔 수 있다"면서 "최숙현 선수 때처럼 그 순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체육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체육회는 아직도 이번 학교폭력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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