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스포츠계 '학폭' 일파만파…현장서는 "터질 게 터졌다"

"돈 있고 백 있는 가해학생…피해자에겐 '참아라'"
전문가 "적극 개입해야…엘리트 위주 정책도 문제"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김도엽 기자 | 2021-02-15 17:08 송고
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지하철 역에 설치된 흥국생명 배구단의 광고. 2021.2.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지하철 역에 설치된 흥국생명 배구단의 광고. 2021.2.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여자프로배구단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로부터 촉발된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해 현장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향후 학생선수 간 폭력과 관련한 폭로가 더 예상되는 가운데 소위 '엘리트 선수'들을 감싸고 피해자를 방치했던 문화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교폭력 피해 가족인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15일 뉴스1과 통화에서 "만연했던 학교폭력 문제가 일찌감치 터졌다면 당장 혼란스러울진 모르겠지만 크게 곪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공론화가 돼서 오히려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 관계자들도 학교 폭력, 특히 운동선수 간의 학교 폭력 문제는 비일비재한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가해학생들은 흔히 말하는 좋은 배경과 인맥이 있는 경우가 많고, 피해학생도 운동선수로서 성장하려면 참고 가야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번 이재영·다영 자매 사태가 공론화되면서 두 선수의 모친이자 배구선수 출신인 김경희씨의 갑질·훈련개입 의혹 등의 논란도 같이 불거지고 있다.
또 학생선수의 경우 대부분 기숙생활 등 폐쇄적인 공간에서 생활하는 데다 군기잡기와 상명하복 문화 속에 폭력 사태가 흔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일반 학생들과 달리 소속된 그룹 자체가 좁은 만큼, 신고를 했을 때 신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학생 선수들 사이에 피해자의 신고가 잘못된 것이라는 문화가 팽배하단 지적이다.

최희영 유스메이트 부대표는 "그룹문화 속 공통된 목표가 있는 학생선수간 학폭은 일반 학폭과는 또 다른 특성이 있는데, '참고 견뎌라'는 식은 더 큰 상처로 확대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잘못된 엘리트 스포츠 양성 시스템에 대한 성찰과 비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엘리트 선수가 좋지 않은 일을 해도 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따거나 성적이 좋으면 면죄부를 받는 문화가 만연하다"며 "정부가 엘리트 위주의 체육인 양성을 없애겠다고 해야 그나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폭력 문제를 학생 간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다만 가해학생들에 대한 처벌 문제에 대해서는 소년법을 개정해 촉법소년 연령을 기존 만 14세에서 더 하향해야 한다는 견해와 처벌보다는 전문적이고 교육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parksj@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