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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철인왕후' 나인우 "저 때문에 '서브병'이요? 만족하진 않을래요"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1-02-15 08:00 송고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로맨티스트인 빌런. 일명 '서브 남주'라고 부르는 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성향이다. 14일 종영한 tvN '철인왕후'(연출 윤성식 장양호 극본 박계옥 최아일)에도 미워할 수 없는, 로맨틱한 빌런이 있었다. 극 중 소용(신혜선 분)을 뜨겁게 사랑해온 남자 김병인이다. 정작 김병인을 연기한 배우 나인우(27)는 평생 짝사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다소 의외의 답을 내놓았지만, 목숨까지 버린 김병인의 사랑만큼은 시청자들을 감복시킬 만큼 진실했다.

드라마에서 애절한 짝사랑과 반역의 무게를 동시에 감당해 온 나인우는 최근 촬영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철인왕후'를 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촬영 중 작품을 보면 오히려 집중을 깨트려 연기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회사로 유명한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1호 배우인 그는 아이돌 같은 외모와 이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빛냈다. 학창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후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쳐 끝내 배우라는 목표를 성취한 나인우. 그는 잔뜩 힘을 주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느껴지지도 않을 속도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솔직하고 엉뚱한 매력을 갖춘 '루키' 나인우를 뉴스1이 만나봤다.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병인 역할로 오디션을 본 것인가.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 대본이 소용(신혜선 분)과의 키스신, 그 대본이었다. 그만큼 감독님께서 심혈을 기울이셨던 중요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병인 역할을 뽑으실 때 그 대사를 쓰지 않으셨나 싶다. 오디션을 봤는데 작가님이 눈빛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셨고, 감독님께서는 나에게서 조금 더 병인스러운, 비슷한 부분을 끌어내려고 하셨다. 오디션을 3번 정도 본 것 같다.

-김병인 역할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이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철종도 이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인데 각자의 결이 다르다. 병인이의 매력은… 내 캐릭터 차제가 여러 캐릭터를 만나고 다닌다. 디테일을 위해서 각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다른 표현을 하려고 노력했다. 관계성에서 오는 호흡을 찾아서 표현하려고 했다. 어떤 신에서는 그런 것이 잘 보이고, 어떤 신에서는 아쉽지만 그래도 표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소용에게 갖고 있는 김병인의 감정은 어떤 것이었나. 
▶소용이한테 줬던 감정은 처음에는 연모였다가, 서서히 과잉 보호로 발달한다. 집착이 되고 그 집착에서 결국 쟁취하려고 하는, 소유하려고 한다. 자라 오면서 사랑을 받아봐야 줄 줄 아는데, 이제 와서 보면 병인이는 멋진 사랑을 하는 거라고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병인이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김병인의 전사는 어떤가.

▶편집됐는데 친아비가 나를 판다. 김좌근(김태우 분)과는 혈연 관계에 있다. 내가 나주 나씨인데 26대손인가 그렇다, 그런데 먼 친척인 것과 마찬가지다. 안송 김문 자체가 양반가다. 병인이는 양반 출신은 아니었다. 거칠고,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인데 소용이가 그때 딱 나타난다. 편집된 장면에서 어린 소용이가 한마디를 한다. '너냐 내 새로운 사촌오라버니가.' 감독님이 편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세히 모르겠지만 내 추측으로는 김병인이라는 캐릭터가 철종과 대립해야 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것까지 담아내면, 너무 선한 역할로 보여질 수 있었을 것 같아서 빠진 것 같다.

-2015년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에 이어 두번째 사극이다. '철인왕후'는 약 6년 전 했던 사극과 뭐가 달랐나.

▶나의 이해도가 달랐다. 그때는 머리로 이해했다면, 이번 사극에서는 역사나 이런 부분에서 가슴으로 이해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조금 더 감정의 폭이 깊지 않았나 싶다.

-가슴으로 이해했다는 의미가 무엇인가.

▶그 시대 당시의 사회, 분위기. 병인이라는 인물이 그 시대 이런 사랑을 시도한 이유에 대한 고민 등이다.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공부를 따로 한 게 있었나.  

▶역사 교육, 예절 교육도 받았다. 감독님이 배우들을 다 보냈다. 예절 교육 받으라고. 선생님이 철종은 강화 도령 재밌게 알려주시더라. 철종의 형은 몇 명인데, 그중에서 이쪽은 서자고, 이쪽은 엄마가 누구고, 그런 부분을 자세히 배웠다.

-김병인은 모델이 있는 캐릭터인가.

▶다른 이름인 모델이 있다. 이름은 정확하게 모르겠다. 실존했던 인물을 모델로 한 게 맞고 아주 두뇌가 뛰어났다고 한다.

-검술 장면도 많았는데, 액션 연습도 했나.

▶초반에는 합도 맞추고 그런 시간이 많아서 액션 연습을 할 시간이 많다. 하지만 중후반 가서는 촬영 시간에도 합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는 숙지가 굉장히 느린 편이다. 그런데 (김)정현이 형은 워낙 몸을 잘 쓰는 타입이라 영상만 보고도 다 외우더라. 그런 부분이(액션을 외우는 것) 나는 힘들었다.

-사극을 할 때는 분장의 어려움도 있다. 그런 것은 없었나.

▶어려움은 없었고, 머리가 좀 아프다. 상투를 트니까. 이전 사극에서는 무사였기 때문에 상투는 많이 안 해봤다. 오히려 흘러내리는 가발을 달고 연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상투를 틀었다. 상투를 꽉 조여야 머리가 안 흘러나오고 예쁘게 나온다고 하더라. 머리 하고 목이 아팠다.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나인우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한복이 어색하지는 않았나.

▶어색하지는 않았다. 옷을 입으면 뭔가 딱 그 느낌이 있다. 내가 조선시대 사람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많은 분들이 한복 입고 궁중 체험을 하러 다니시지 않나. 한복을 입으면 그 분위기가 생긴다. 어렵진 않다. 갓은 힘들었다. 조금만 잘못해도 눈을 가려버리거나 너무 올라가면 카메라 앞에서 바보처럼 나온다. 딱 잘 나오는 선이 있는데 그걸 맞춰야 했다.

-'나인우 때문에 서브병이 걸렸다'는 댓글을 봤다. 남자주인공인 김정현 못지 않게 많은 주목과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주위에서 잘 말씀해주신다.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해주신다. 스태프 분들과 여전히 연락하는데 '너무 멋있게 나온다' '이거 누구야' 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하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고 안주하게 되면 발전은 없기 때문에…이렇게 사랑을 받더라도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보여지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N인터뷰】② 에 계속>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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