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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2020]'코로나 특수' 누린 게임업계…빗장 풀린 '판호' 호재까지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주52시간제, 코로나 시국에 '신의 한 수'
집콕족 늘자 이용자 게임 이용시간 늘고 게임사 매출도 '쑥'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12-24 06:45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올해 국내 게임 업계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이 늘며 게임 이용시간이 증가했고 대다수 게임사가 신작을 쏟아내며 국내 게임업계는 전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집콕족의 힘은 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숲' 신드롬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게임주가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린 해이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9월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여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나아가 지난 12월7일 중국 정부가 약 4년 만에 국내 기업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면서 꽁꽁 얼어붙은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는 국내 게임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52시간제 안정적 안착…코로나 시국에 '신의 한 수'

게임 산업은 온라인 게임이 시작된 1990년대말~2000년대에 이미 디지털 전환을 이뤄냈다. 이에 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 산업이 피해를 봤지만 게임 산업은 온라인 경제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주52시간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된 점도 게임업계가 코로나 시국을 견뎌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00인 이상 대형 게임사는 지난 2018년 주52시간제에 맞춰 근무시간 조정을 마무리했다.

주52시간제 시행으로 고질적인 문제였던 야근은 사라졌지만, 그만큼 신작 출시속도가 더뎌지는 문제를 낳았다. 이에 일각에선 우려를 나타냈지만 '조직개편'과 '돈 되는 게임 위주'로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게임업계는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수많은 신작을 쏟아냈다.

넥슨은 지난 5월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과 7월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연'을 출시했고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회사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V4'도 올해 성과를 내면서 넥슨은 큰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M'도 올해 회사 매출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넷마블 역시 모바일 게임 'A3 스틸얼라이브'와 '스톤에이지 월드', '세븐나이츠2' 등의 신작을 선보였다.

신작과 구작, PC와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이 모두 흥행하면서 소위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올해 매 분기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까지 넥슨의 누적 매출은 2조53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는 1조8548억원, 넷마블은 1조8609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선 후보가 '동물의 숲'을 통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뉴스1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선 후보가 '동물의 숲'을 통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뉴스1

◇집콕족 늘자 게임 이용시간 '쑥'…주가도 '쑥'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이용자의 게임 이용시간이 늘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게임'을 택하는 이용자가 증가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에 갇힌 사람들이 무력감에서 해방되기 위해 오프라인 친구를 게임으로 초대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며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지인들과 소통하는 부분은 과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표적 사례는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숲'이다. 지난 3월 대구의 한 마트에서는 동물의숲을 구매하기 위한 인파가 몰리며 일부 시민이 다치는 일도 있었다. 게임 수요가 늘면서 36만원이었던 스위치는 최대 7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현상을 등에 업고 올해 이용자가 게임에 지출한 비용도 큰 폭으로 뛰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이용자들은 모바일 게임에 약 23조원(약 200억 달러)를 지출했다.

게임업계 호황에 금융투자시장도 반응했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역대 최고 거래가인 주당 99만7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린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증거금에는 IPO 사상 최대 규모인 약 60조원이 몰렸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만 1524.85대 1에 달했다.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RPG도 IPO를 앞두고 제2의 카카오게임즈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임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 홍보 이미지 (컴투스 제공)© 뉴스1
게임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 홍보 이미지 (컴투스 제공)© 뉴스1

◇'판호 빗장' 풀렸다…게임업계 "한한령 해제 신호탄"

중국은 지난 12월2일 컴투스의 간판 게임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외자 판호를 부여했다. 중국은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국 게임에 외자판호 발급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후로 우리나라 게임들은 중국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중국은 세계 게임 시장 중 1위인 만큼 이번 판호 발급을 두고 업계에선 '중국 수출길이 열렸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신중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판호 발급이 4년 만에 첫 케이스라 업계의 기대감은 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이 워낙 큰 만큼 일단 서비스가 가능하면 무조건 이득"이라며 "코로나19로 게임이 비대면 서비스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만큼 중국 진출이 활발해질 경우 더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업계는 가히 퀀텀 점프의 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수확의 해를 보냈고 여기에 판호 빗장이 풀리면서 중국 시장이 열리게 되면 국내 게임사의 성장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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