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2020.7.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사전 공지도 없었다. 인사자 명단도, 프로필 자료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단행한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내정자와 임종석·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 5명의 외교안보라인 인사는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다.지난 1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인사와 관련된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는 사람은 징계를 하거나 처벌이 뒤따라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힌 뒤 언론에서 각종 인사 관련 기사가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언론에선 이날 오전부터 외교안보라인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정 실장이 이미 전날(2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비서관급 이상 간부들과 고별 만찬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철저히 함구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서훈 국가안보실장 설(說)이 기정사실화됐지만 문제는 국정원장이었다. 그런 가운데 서울 강남구 소재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선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정원장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김상균 국정원 2차장·남관표 주일대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일부 언론에선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의 내정설까지 보도됐다.박 내정자는 청와대의 공식 발표 1시간 전인 오후 2시 MBC 뉴스외전 '박지원의 정치 전망대'에 생방송으로 출연했다. '전 의원' 신분의 박 내정자는 방송 말미에서 진행자가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오늘 여러가지로 감사했다"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예 다음주에 뵙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박 내정자는 "MBC 대단히 감사했습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오후 2시45분, 춘추관 출입기자단에게 대변인의 인사발표가 있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인사 대상자에 대한 공지조차 없었다.
오후 3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 등장했다. 강 대변인이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다"라고 발표한 순간 취재진 사이에서는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강 대변인의 브리핑이 끝난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춘추관에 깜짝 등장했다. 이 역시 사전 공지가 없었다. 정 실장이 춘추관 연단에 선 것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3실장 기자간담회 이후 7개월 만이다.
정 실장은 이임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단상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지나 2017년 5월21일 같은 자리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상임위원장을 임명합니다"라고 밝힌 후 꼬박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정 실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국가안보실장직에서 물러납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기보다는 후임자에게 힘을 실었다. 정 실장은 서훈 신임 실장에 대해 "문 대통령을 보좌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본다"라며 "여러분의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곧이어 서훈 신임 실장은 취임사를 통해 업무 수행 각오를 밝혔다. 서 신임 실장은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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