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청 전경(이천시 제공)

경기 이천시가 대월면 구시리 60-6 일원에 대한 시립 화장시설 부지 선정을 철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시가 지난 3월 11일 구시리 일원을 화장시설 부지로 선정한 지 37일, 이달 5일 주민들이 철회를 요청한 지 12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이천시의 이번 결정에 따라 5년 만에 정상 추진될 것으로 기대됐던 화장시설 사업이 또다시 주민 반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이천시가 구시리 일원을 화장시설 건립 부지로 선정한 뒤 주변 마을과 구시리 일부 주민들은 화장시설 건립을 반대해 주민 간 갈등이 빚어졌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이를 해결하고자 대월면 행정복지센터에 임시 시장실을 마련해 주민 의견을 들었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이후 화장시설 공모 신청서를 냈던 구시리 화장시설 유치위원회도 이날 5일 선정 철회서를 이천시에 제출했다.

구시리 화장시설 유치위는 △사업설명회에서 화장시설 위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던 점 △동의했던 위치와 최종 선정 부지가 달랐던 점, 그리고 △이에 따라 주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

이 같은 화장시설 유치 철회 요청과 관련해 시는 15일 화장시설 건립추진위 심의를 거쳐 '선정 철회'를 결정했고, 김 시장도 이를 수용했다.

이천시엔 현재 화장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원정 화장으로 4~5일장을 치르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시는 오는 2026년 말까지 3만㎡ 부지에 화장로 4기 규모의 화장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는 2019년부터 추진한 이 사업을 통해 이듬해인 2020년 8월 공모를 거쳐 부발읍 수정리를 화장시설 후보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해당 부지가 여주시 접경지여서 여주시민들이 반발했고, 경기도가 진행한 감사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시는 4년 4개월여 만인 작년 9월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천시는 재차 공모를 통해 올 3월 11일 구시리 60-6 외 4필지를 화장시설 부지로 확정했지만, 또다시 주민 반발에 부딪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신중한 내부 검토를 통해 추진 방향을 세울 방침"이라며 "다시 공모할지, 인근 지자체와 함께 광역 화장시설을 건립할지 등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관련해선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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