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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낮에 외래·밤에 응급 당직 오래 못가"

대구 대학병원도 비상체제 '전환'…교수들, 응급실 당직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2024-02-20 10:53 송고 | 2024-02-20 11:02 최종수정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보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들.2024.2.20/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보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들.2024.2.20/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낮에는 환자 외래 업무 보고 밤에는 당직실에서 응급환자 봐야 합니다."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 대학병원 교수 A 씨가 빠른 걸음을 재촉하며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반발하는 취지로 교수의 수술과 진료 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전공의와 인턴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날 대학병원 외래 접수, 진료 대기실 등지에는 일찍부터 환자들로 북적였다. 외래진료를 보러 온 환자 B 씨(60대·여)는 "예약이 취소될까 봐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의사 선생님을 볼 수 있게 됐다"면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야 한 달간 먹을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A 씨는 "교수들은 2주를 마지노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2주 뒤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며 "교수들도 사람이다. 빈 공백을 매꾸기 위해 낮에 외래 업무 보고 밤에는 응급환자를 봐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2020년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충 때 젊은 의사들이 파업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지금은 다른 상황"이라며 "그때는 자신의 목소리가 관철될 수 있도록 투쟁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일을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며 사직서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 교수 C 씨는 "비상 체제로 전환돼 오는 22일 당직을 서게 됐다"면서 "응급환자를 제외하고 다른 환자는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 "상황을 파악하면서 비상대책회의를 계속해서 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전공의 공백이 현실화하자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8개 구·군 보건소는 평일 진료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해 비상 진료에 나설 계획이다. 군위군보건소는 24시간 운영 중이다.

또 대구의료원 등 지역 5개 공공의료기관은 평일 진료 시간을 연장하고, 전공의 공백 시 전문의 당직 체계 운영 등 비상 진료를 강화하기로 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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