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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지쳤다"는 장애인 가족…'간병 살인' 막을 방법 없나

"가족들 돌봄 스트레스 고통 얼마나 큰지 상상도 못할 것"
활동지원사도 대구의 경우 1명당 심한 장애인 7.7명 맡아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2024-01-08 14:58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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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대구의 한 주택에서 60대 아버지가 1급 뇌병변 장애를 앓던 30대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스스로 활동이 불가능한 아들을 40년간 돌본 그는 범행 전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지쳤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3월는 대구에서 20대 아들이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50대 아버지에게 물과 음식, 처방약을 주지 않아 숨지게 했다.

이 아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이자 더 이상 아버지를 돌볼 수 없다고 판단, 혼자 거동할 수 없는 아버지를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랜 간병 생활에 지쳐 부모나 배우자, 자녀를 살해하는 이른바 '간병 살인'에 대한 구체적인 발생 건수는 집계된 것이 없다.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사연은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애인 가족들은 "사회에서 돌봄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등 장애인 가족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애인 딸을 둔 A씨는 "일을 하러 나가는 평일 낮 시간에는 활동지원사가 딸을 돌봐주지만,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나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한다. 수십년간 돌봄 스트레스를 받는 가족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가정집에 파견돼 신체와 가사활동을 지원하는데, 대구에서는 600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구에 등록된 장애인 12만7611명 중 심한 장애인은 4만6310명이다. 활동지원사 1명이 심한 장애인 7.7명을 돌보는 셈이다.

활동지원사가 관할 지자체에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한달 기준 지원받을 수 있는 시간이 최소 60시간에서 최대 480시간까지 구간으로 나눠 정해진다.

장애인 가족들은 "저녁 시간대에 활동지원사가 필요한데, 근무하려는 사람이 없어 매칭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활동지원사의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성별 균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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