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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가(격)?…매수세 빠져도 집값 안 내리는 매도자들

관망세 확산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보합
서울아파트 매물, 7만개 상회…전년比 1만개이상↑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2023-10-09 06:00 송고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3.9.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3.9.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살 집을 알아보기 위해 공인중개소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제 말에 지인이 호구 되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하더군요. 내놓은 집이 안 팔려 골치라는 사람이 주변에 많은데, 호가는 안 내리고 누구 한 명만 걸리라는 마음으로 집주인들이 버티고 있다는군요. 일주일 새 5000만원 올린 집이 있는데, 찾는 사람이 없어도 가격은 안 내리더라고요.”(30대 직장인 김모씨)


아파트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이자 오름세를 보이던 매매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섰다.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매매 물건은 쌓이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물은 1년 전보다 1만 가구 이상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매매가격을 두고 집주인과 매수자의 의견 차이가 큰 영향으로 분석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9로 지난달 25일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2’에서 ‘89’로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관망세 확산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달 22일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평촌·일산이 하락했고, 이를 제외한 1·2기 신도시 전체가 보합을 나타냈다. 경기·인천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보합세를 보였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종료와 50년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 대출 상품 판매가 제한됨에 따라 수요가 위축될 여지가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등 시장 불안 요인도 여전한 만큼 가격 오름폭 수준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물 적체 현상도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331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257개)보다 1만3053개 늘었다.

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갈아타기 등으로 일부 사람들이 집을 매도하려고 하는데, 문제는 희망 가격인 호가가 현재 실거래 수준을 넘는 경우가 있다”며 “매수자가 생각하는 가격과 차이가 큰데 중개하는 입장에서도 난감하다”고 귀띔했다.

이어 “특히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일주일 새 수천만원을 올려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며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천천히 이것저것 고려해 사는데, 당장 내집 마련 불안감에 젊은 친구들이 이런 물건을 사려고 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향후 주택 시장을 보합으로 예상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주택거래량은 소폭 감소하고 있어 가격 조정 후 반등한 수요 회복이 둔화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주택시장 회복 속도와 상승 폭은 크지 않은 보합세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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