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황당 아웃을 당했던 대표팀 강백호가 9회초 호주 공격이 끝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3.3.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잃은 한국 야구는 호주에 이길 자격이 없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호주전에서 7-8로 역전패했다.한국은 이날 패배로 8강(2라운드) 진출 전망이 어두워졌다.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같은 조에 포함된 한국은 최소 3승 이상을 거둬야 조 2위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데 쉽지 않게 됐다.

호주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국은 오는 10일 오후 7시 열리는 일본전을 반드시 잡아야하는 부담이 생겼다.

이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어렵게 풀어갔다. 대회 전까지 국내 팀들을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 보여주던 화끈한 공격력은 온데간데 없이 호주 마운드에 고전했다.

한국 타자들은 4회까지 호주의 생소한 투수진에 막혀 단 1명도 출루하지 못하며 꽁꽁 묶였다.그 사이 선발 고영표가 4⅓이닝 동안 2실점하며 끌려갔다. 한국이 반격에 나선 것은 5회였다.

1사 후 김현수가 볼넷을 골라 나가며 이날 경기 첫 출루에 성공했고, 이후 박건우의 안타까지 터지며 기회가 이어졌다. 이어 양의지의 역전 3점 홈런이 터지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나성범이 몸에 맞는 볼로 걸어 나가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타순이 1번 토미 현수 에드먼부터 이어지면서 상황에 따라 추가 득점까지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에드먼에게 초구가 나오기도 전 나성범이 1루에서 견제사를 당하면서 허무하게 이닝이 종료됐다.

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대표팀 나성범이 8회말 2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2023.3.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국이 역전을 한 상황이라 크게 부각되진 않았으나 나성범의 주루사는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플레이었다. 

한국은 6회 박병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다가서는 듯 했으나 7회초 김원중이 로비 글렌디닝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으며 다시 전세가 뒤집어졌다.

사기가 꺾인 상황이었지만 한국은 7회말 1사 후 최정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선 강백호가 2루타를 치며 다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이때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강백호가 흥분한 나머지 더그아웃을 향해 한 팔을 들어 올리며 세리머니를 하다 발이 2루 베이스에서 떨어졌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호주 내야수가 강백호를 터치하면서 아웃 당했다.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한 액션은 좋았으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강백호의 '세리머니사'로 1사 2루 상황이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후속 타자 양의지가 곧바로 중전 안타를 치며 한국 벤치로선 땅을 쳐야 했다.

추가점에 실패한 한국은 8회초 양현종이 로비 퍼킨스에게 달아나는 스리런을 맞으며 완전히 무너졌다.

8회말 상대 마운드의 난조를 틈 타 3점을 따라 붙었지만 그 이상의 추격은 실패했고, 결국 한국은 집중력 부족 탓에 충격적인 1패를 안고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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