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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오른 지 한달 됐는데…"술자리서도 시계만" "승객 잡기 더 치열"

"택시 잘 잡히지만…요금 비싸 대중교통 적극 이용"
"인상 전과 수입 비슷해…승객잡기 경쟁만 더 치열"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2023-03-09 05:00 송고 | 2023-03-09 09:43 최종수정
한 승객이 택시에 오르고 있다. 2023.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한 승객이 택시에 오르고 있다. 2023.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택시요금이 올랐지만 수입은 그 전과 비슷해요."(30대 택시기사 김모씨)

"택시는 확실히 잘 잡히지만 요금이 감당 안 돼요."(30대 직장인 이모씨)
서울시내 택시요금이 인상된 지 한 달 남짓. 시민이나 택시기사 모두 아직은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택시 타기가 한결 쉬워졌으나 요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택시기사들은 승객이 줄어 수입이 늘지 않았다고 푸념이다.

서울의 중형택시는 지난달 1일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26.3%)으로 오르고 요금 기본거리도 2㎞에서 1.6㎞로 줄었다. 심야 기본요금 또한 시간대에 따라 1200~1400원 올랐고 시간요금과 거리요금도 인상됐다. 

 서울 중형택시 요금 미터기  2023.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중형택시 요금 미터기  2023.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택시 잘 잡히지만…요금 부담에 대중교통으로"
8일 만난 시민들은 요금 부담 때문에 택시 이용을 줄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모씨(32)는 "종로에서 회식한 뒤 도봉에 있는 집까지 32분 정도 심야 택시를 타면 2만5000원이 나왔는데 이제는 20분만 타도 그 돈이 나온다"며 "택시 요금이 부담스러워 대중교통이 끊어지기 전에 귀가한다"고 말했다. 

마곡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김모씨(40)도 "요금 인상 전 2만원대였던 택시비가 4만원대로 뛰었다"며 "요즘은 술자리에 가도 시계를 보다가 11시만 되면 부리나케 일어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6·여)는 "배달앱은 밤 12시 이후 할증요금을 받는데 택시 요금을 오후 10시부터 할증하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며 "우리나라도 차량공유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서울 중형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길게 줄서있다.  2023.1.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중형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길게 줄서있다.  2023.1.3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인상 전과 수입 비슷…승객 잡기 더 치열"

택시기사라고 사정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요금 인상 전후 수입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승객 잡기 경쟁만 더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일부 택시기사는 물가가 오른 만큼 기본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3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8~9시까지 일하는데 수입이 늘어나지 않았다"며 "도리어 택시부제가 폐지돼 경쟁만 치열해졌다"고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특히 밤 12시가 넘으면 손님이 크게 줄어든다"며 "승객 입장에선 택시 타기가 수월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구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김모씨(56)는 "원래 기본요금이 오르면 몇 달간 승객이 줄어든다"면서도 "요금이 오래 묶여 있다 올라 손님이 줄었지만 곧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김모씨(61)는 "한 3~5㎞ 떨어진 곳에서 종종 콜이 울리는데 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인지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며 "택시 기본요금이 올랐다고 해봐야 4명 버스요금 합친 것보다 적으니 기본요금을 5000원 이상으로 올렸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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