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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오리도 블랙 커피 즐길까?…"인간과 쓴맛 센서 같아"

메이지대 "같은 방식 쓴 맛 센서 가진 채 4.5억년 전 갈라져"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4-05-05 13:38 송고 | 2024-05-05 16:14 최종수정
피지 앞바다에서 포착된 황소상어. <자료 사진> 2023.01.1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피지 앞바다에서 포착된 황소상어. <자료 사진> 2023.01.1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쌉싸름한 맥주나 쓴 커피를 즐기는 인류의 입맛을 가오리와 상어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바닷속에 있어 인간처럼 정말 이 기호품을 즐길 수는 없지만 말이다. 최근 일본 과학자들은 인류가 원시 어류였을 당시 가오리와 상어와 이 미각 센서를 공유해 지금까지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5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맛의 기원을 조사해 온 메이지대 연구팀은 가오리와 상어로부터 쓴맛을 느끼는 센서를 발현하는 유전자 'TAS2R'을 발견했는데, 이 유전자는 인간에게도 존재해 미각을 느끼는 감각 기관에서 발현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현재로부터 약 5억3000만년 전 고생대 초기 바다에는 작은 벌레 같은 물고기가 살았다. 이들은 턱도 이빨도 없이 작은 구멍 같은 입만 있었지만, 현재의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등이 공통으로 가진 특징인 '등뼈(척추)'가 있어 이들 모두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 원시 물고기에 새롭게 '턱'이 생겨 다양한 것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우발적으로 유해한 물질을 섭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쓴맛을 감지하는 센서가 개발되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았다.

원시 어류에서 인류의 조상과 가오리 및 상어가 분리된 것은 약 4억5000만년 전 고생대다. 이미 이전에 쓴맛을 감지하는 센서를 인류 조상이 가오리와 상어와 함께 가지고 있다가 이를 기점으로 서로 다른 진화의 길로 접어들어 현재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어류 중에서도 상어와 가오리는 연골어류(척추와 뼈가 연골인 것)로, 다른 동물처럼 척추뼈는 화석으로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남아 있는 이빨과 비늘 등의 화석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과거 모습은 지금과 거의 비슷하다.

메이지 대학의 이토이가와 소다이 연구원은 "4억5000만년보다 더 전에 갖게 된 쓴맛 센서 덕분에 인류가 맥주와 커피의 쓴맛을 맛보고 식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다"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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