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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사랑해"…뒤집힌 거영호 끝까지 선원 지킨 선장의 마지막 문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2024-03-22 09:48 송고
20일 일본 서부 야마구치현 해안에서 한국 선적의 화학제품운반선이 전복된 모습. 2024.03.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20일 일본 서부 야마구치현 해안에서 한국 선적의 화학제품운반선이 전복된 모습. 2024.03.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여보 사랑해"

일본 해상에서 한국 선적 화학제품 운반 수송선이 전복돼 한국인 2명이 숨진 가운데 선장이 사고 직후 아내에게 이같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1일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선장의 한 가족은 부산 동구 초량동 거영해운 본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20일 7시 반경 남편으로부터 '여보 사랑해'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고 밝혔다.

당시 선장 A 씨의 문자를 받은 아내는 사고 사실을 알지 못했고, '사랑해요'라고 답했지만 남편에게서 돌아온 답은 없었다.

두 시간쯤 뒤 아내가 재차 '별일 없나'라고 보냈지만 선장은 문자를 읽을 수 없었다.

이 가족은 "평소 남편이 '만약 사고가 나면 선원들을 전부 구출하고 가장 마지막에 나갈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평소 했던 말을 지킨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갑자기 찾아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기관장의 동생인 B 씨는 "구조에 힘써 준 일본 해경과 사고 수습에 힘써 준 정부 관계자와 거영해운 직원 여러분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숨진 형을 구조한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 20일 오전 7시 5분경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앞바다에서 870t 규모 거영 선호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구조 요청 신고가 들어왔다. 60대 동갑내기인 한국인 선장 A 씨와 한국인 기관장 B 씨 등 9명이 숨졌고, 나머지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인도네시아 선원 1명만이 생존했다.

거영 선호는 일본 히메지항을 출발해 울산으로 향하다 강풍과 높은 파도를 만나 해상에 닻을 내렸다. 정박 중인 상태에서 배가 전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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