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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스·랄라블라' 이어 '세포라'까지 철수…H&B 시장 평정한 올리브영 파워

세포라, 5년 만에 한국서 철수…5월부터 순차적 영업 종료
'사상 최대 매출' 올리브영 입지 견고…글로벌 사업 강화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2024-03-24 07:40 송고 | 2024-03-24 09:35 최종수정
세포라 매장 전경.(세포라제공)
세포라 매장 전경.(세포라제공)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5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2019년 10월 서울 파르나스몰을 시작으로 국내에 1호점을 연 지 약 5년 만이다.

글로벌 뷰티 공룡 세포라가 한국에서 유독 고전했던 이유는 토종 기업 CJ올리브영(340460)이 고속 성장을 달성, 시장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하면서다.
올리브영은 향후 내수는 물론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한층 더 성장한다는 목표다.

◇세포라, 5월부터 순차적 영업 종료…한국 시장서 5년 만에 발 빼

세포라는 19일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에서의 영업종료를 결정했다"며 "2024년 5월 6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몰, 모바일 앱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종료하며 시장 철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VMH가 운영하는 세포라코리아는 2019년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내며 국내에 처음 진출했다.

세포라코리아는 1호점 출점 이후 명동 롯데 영플라자·신촌 현대 유플렉스·잠실 롯데월드몰·여의도 IFC몰·갤러리아 광교점 등 5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으나 감염 우려 탓에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2022년 기준 세포라코리아의 매출은 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이 176억 원에 달했다. 순손실은 202억원으로 자본 총계는 -299억 원, 자본금은 262억 원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전세계 35개국에서 3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79억 유로(약 26조 원)를 벌어들인 것과 전혀 상반된 모습이었다.

(세포라제공)
(세포라제공)

◇국내 토종 기업 올리브영에 고전…롭스·랄라블라 이어 '쓴맛'

세포라는 명동점에 이어 지난해 여의도점을 폐점하면서도 한국 시장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철수를 부인했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철수를 발표했다.

이는 국내 뷰티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견고한 시장 입지와 무관하지 않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연 매출은 사상 최대로 전년 대비 약 40% 늘어난 3조9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점포수 역시 1300여 개로 3년 만에 기업가치가 4배나 뛰었다.

올리브영은 △상품 큐레이션 능력 △신진 브랜드 발굴 역량 △'오늘드림'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옴니채널 등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올리브영의 매서운 성장세에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2022년 11월 사업을 철수했다. 롯데쇼핑 롭스는 100여 개의 가두점을 정리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10여 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가 들여온 영국 1위 H&B 브랜드 부츠도 국내 사업 5년도 되지 않아 영업을 종료했다. 신세계 뷰티 편집숍 시코르만 20여 개 매장이 남은 상태다. 그야말로 올리브영은 H&B 시장을 평정한 셈이다.

올리브영 외관.(올리브영제공)
올리브영 외관.(올리브영제공)

◇"이제 해외로 간다"…올리브영, 글로벌 사업 강화

올리브영은 앞으로 역직구몰인 '글로벌몰'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올리브영이 2019년 6월 처음 문을 연 글로벌몰은 세계 150여 개 국 현지 소비자가 화장품을 주문하면 국내에서 발송하는 역직구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이다.

2023년 한 해 동안 글로벌몰 취급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가량 증가했다. 한류 열풍과 함께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덩달아 K-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과 함께 고객 지표 역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론칭 첫 해 3만 명 수준이던 멤버십 회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12월) 기준으로는 120만 명을 넘어섰다.

주문 국가도 다양화하는 모습이다. 운영 초반인 2020년 글로벌몰 주문 5개 중 4개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국가였으나 최근에는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등 영미 문화권 이외의 다양한 국가에서도 주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올리브영은 이를 반영해 취급 상품 수(SKU)도 지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올리브영 글로벌몰에서 주문 가능한 상품 수는 2만 종에 육박한다. 론칭 초기 2천 종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K-뷰티 큐레이션 서비스 '뷰티박스'를 지난해 처음 선보이며 유망 중소기업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한발 앞선 뷰티 트렌드를 제시하는 상품 큐레이션과 옴니채널 쇼핑 편의성 등 올리브영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K-뷰티 고객에게 중소 브랜드의 유망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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