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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건 오직 평화"…이-팔 전쟁에 유대인도 무슬림도 '확전' 막아야

여행왔던 이스라엘인들 "한국에 발 묶여…일상 되찾고파"
재한 무슬림들 "확전 우려…남 일이라고 생각 안 해"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2023-10-10 15:05 송고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가 불길과 연기로 덮여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가 불길과 연기로 덮여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완전히 발이 묶였다. 빨리 고국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난달 한국으로 여행을 온 이스라엘인 쇼시(31·여)는 오는 13일 고국으로 출국 예정이었지만 항공편이 취소됐다. 그는 막막한 표정으로 친구와 함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유대교 회당을 찾았다. 쇼시는 "일단 공항 근처 호텔로 옮겨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편을 알아봐야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한 충돌이 4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충돌로 양측 사망자 수는 최소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한 이스라엘인들과 무슬림들은 확전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0일 오전 찾은 회당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로 근심이 깊은 재한 이스라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회당의 랍비 오셔 리츠만(41)은 "지난 주말부터 100여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이곳을 찾아 영적인 도움을 구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리츠만 또한 고국에 남동생 등 가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는 "남녀를 불문하고 군에 징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동생도 군에 징집됐다"고 전했다.

리츠만의 딸 A양(17)도 학교가 있는 이스라엘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머물고 있다. A양은 "원래대로라면 11일 이스라엘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이번 상황으로 그러지 못하게 됐다"며 "친구들과 연락도 끊겼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무슬림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무슬림들이 모인 서울 용산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는 적막함이 맴돌았다. 성원을 찾은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 아슬란(30)은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팔레스타인인과 같은 무슬림으로서 마음이 아프다"며 "팔레스타인과 우리 무슬림들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모로코 출신 무슬림 유세프(23)도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당장 내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끝난다고 해도 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출신 무슬림 아흐메드(32)는 "어떤 신도 우리에게 싸우라고 가르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깊은 갈등의 역사가 있지만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슬란도 "확전과 전쟁 장기화가 걱정"이라며 "지금도 이미 무수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고 전했다.

유대인과 무슬림들은 확전과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면서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고 입을 모았다. 쇼시는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바로 확전"이라며 "빨리 상황이 끝나길 바랄 뿐이지만 상황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츠만은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며 "빛이 어둠을 이기듯 이 상황도 곧 끝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가족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2023.10.0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가족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2023.10.0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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