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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테러리스트 흉상" 사우디 구단, 이란과 경기 거부

테러리스트로 간주되는 거셈 솔레이마니 흉상 경기장에 설치돼
3월 관계 정상화 합의에도 이란-사우디 의견차 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3-10-04 08:54 송고
이란 이스파한의 나크시에자한 스타디움에 거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2023.10.2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란 이스파한의 나크시에자한 스타디움에 거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2023.10.2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구단 알 이티하드가 2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포기했다.

경기가 열리는 이란 이스파한의 나크시에 자한 스타디움 입구에 거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는 이란 강경파에서는 영웅이자 순교자로 추앙받는다. 반면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세계에서는 예멘의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중동 일대를 불안정하게 만든 원흉으로 지목된다. 서방에서는 테러리스트로 간주된다.

CNN은 이번 사건이 지난 3월 중국이 중재한 관계 정상화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사우디의 의견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2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리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취소되자 사우디 알 이티하드 선수들과 이란 세파한SC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2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리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취소되자 사우디 알 이티하드 선수들과 이란 세파한SC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사우디 국영 통신사 SPA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알 이티하드 선수들이 상대팀인 이란 구단 세파한SC 관계자들에게 흉상 철거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경기장으로 향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심판들은 이란 구단 측에 30분 내로 흉상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란 세파한SC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무함마드 레자 사켓 세파한 사장은 이란 국영매체 인터뷰에서 "(사우디 구단의) 요청은 예상치 못했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며 "솔레이마니의 흉상은 2년 전부터 있었고 그 구단도 이를 인지한 채 전날 밤 이 경기장에서 훈련했다"고 지적했다.

AFC는 두 구단의 경기가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에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2016년 1월 사우디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과 이란 시위대의 사우디 대사관 습격 등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단교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중국의 중재 하에 7년 만에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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