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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 크림, 불량제품 환불 거부, 재판매는 OK…"환불·보상"

'피어오브갓→이어오브갓'…"불량 알면서도 재판매 허용" 주장
크림 "업무처리 과정서 과실 발생"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2023-05-11 17:18 송고 | 2023-05-11 19:40 최종수정
크림(KREAM) © News1 정은지 기자
크림(KREAM) © News1 정은지 기자

네이버(035420)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리셀(재판매) 플랫폼 '네이버 크림'이 고객에게 정품이 아닌 '상태 불량' 제품을 보내고도 환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이 있는 상품을 판매할 때는 구매자를 상대로 '구매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않은 채 정품으로 검수를 통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구매자가 크림을 통해 동일 제품을 재판매하기 위해 물품을 보냈을 때도 크림은 이를 '정품'으로 검수하고 다른 고객에게 판매했다. 하자가 있는 상품을 그대로 다시 판매해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가 국내 1위 리셀 플랫폼에서 발생한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크림 서비스 이용자 A씨는 4월초 피어오브갓(Fear of God) 에센셜 반바지를 12만4000원에 구매했다. 여기에 수수료 3700원과 배송비 3000원이 추가돼 총 결제액은 13만700원이었다.

(온라인커뮤니티)
(온라인커뮤니티)

4월6일 물품을 배송받고 보관만 해오던 A씨는 2주 가량 지난 뒤 반바지를 착용하려고 포장을 뜯어보니 상품에 불량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넥 라인에 있는 브랜드 로고 택의 알파벳 1개가 유실된 것이다. 정품의 경우에 'FEAR OF GOD'이라는 영문 대문자 알파벳이 박혀 있어야 한다. 하지만 A씨가 구입한 상품에는 'F'가 유실돼 정품과 다른 로고인 'EAR OF GOD'이 있었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크림 측에 소재손상 유실은 구매자 확인 사항인데 로고가 없다"며 환불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에 따르면 크림 측은 "'이상 상품'에 대한 환불은 상품 수령일로부터 72시간 이내에 가능하지만 이번 건은 72시간이 경과돼 도움을 드릴 수 없다"고 답변했다. 실제 크림은 이용약관 제33조에 고객이 구입한 상품이 검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상품인 경우 회사의 환불 정책에 따라 3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다고 명시해놓은 상태다.

이를 두고 A씨는 크림이 자신들이 내세운 검수 기준을 지키지 않았으면서 무작정 환불을 거부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크림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의류 검수 기준에 따르면 A씨가 구매한 상품처럼 '소재 손상/유실'의 경우 구매자 의사 확인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크림은 이용자에게 브랜드 로고 소재 유실에 대한 내용을 알리지 않은 채 그대로 배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명백한 검수 기준 위반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온라인커뮤니티)

더욱이 크림 측은 해당 상품이 다시 거래되는 과정에서 또 한번 '정품'으로 검수 합격시켰다. A씨는 환불이 거부되자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4월 말 크림에 해당 상품을 재판매하려고 올렸다. 이후 크림 검수센터로 배송된 상품은 정품으로 검수 합격됐고, A씨는 최초 구입 비용보다 높은 14만2000원에 리셀하는 데에 성공했다.

A씨는 "크림이 불량인 거 알면서도 환불은 규정상 안 되고 불량을 다시 받아주는 모습"이라며 "해당 물품을 받은 사람은 꼭 자가검수 진행하고 환불 받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용자들에게 수수료까지 걷어가는 플랫폼이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검수센터의 검수 역량에 문제가 있을 때 더욱 확고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씨와 유사하게 리셀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제품 하자 피해를 입었다면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 판매자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에게 발생한 재산상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크림의 경우 이상 상품에 대해서 환불 가능 기한이 3일로 짧아 고객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크림 측은 뉴스1에 "업무 처리 과정에서 과실이 발생했다"며 "하자 있는 제품을 사게 된 구매자 두 분에게 환불 및 보상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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