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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놓는 공무원' 1847명, 농어촌에 집중…서글픈 의료격차

의사 부족한 농어촌·도서지역, 간호사 공무원에 의존…전남 313명 최다, 서울 0명
배출된 의사들은 서울로…김원이 의원 "10년 의무 근무 '지역 의사' 도입 고민해야"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2-09-30 15:58 송고 | 2022-09-30 17:49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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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지역은 의사가 부족해 여전히 간호사·조산사 자격의 공무원들이 의사의 진료행위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은 전남에 가장 많았고 서울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의사들이 대부분 수도권과 대도시 근무를 원해 지방의료원에서는 의사를 구하기 힘든 지역간 의료격차도 여전했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은 2021년 기준 1847명이 근무하고 있다.

의사가 없는 의료 취약지역에 '간호사 및 조산사' 자격을 가진 공무원이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을 수료한 뒤 경미한 의료행위를 하는 제도로, 1980년 농어촌의료법을 통해 도입돼 보건진료소에서 의사의 진료를 대신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313명(17%)으로 가장 많고 경북 294명(15.9%), 전북 237명(12.8%), 충남 234명(12.7%), 경남 211명(11.4%), 경기 156명(8.5%), 충북 157명(8.5%) 순이었다.

서울은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고, 부산 4명(0.2%), 세종 6명(0.3%), 대전 7명(0.4%), 대구 8명(0.4%) 등 대도시에도 극히 적었다.

전남은 △2017년 327명(17.5%) △2018년 323명(17.3%) △2019년 328명(17.4%) △2020년 319명(17.2%) 등 5년간 매년 17%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데다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남에 섬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섬 지역이나 인근에 근무하려는 의사를 찾기 힘들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의사 대신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사람이 사는 섬(유인도서)은 총 465개인데 전남에 272개의 가장 많은 유인도서가 분포한다.

시도별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현황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시도별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현황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의사들이 수도권 및 대도시에 몰리는 현상도 여전하다. 일례로 전남의 목포시의료원은 의사 정원 중 20명 중 17명만 재직 중이다.

2018년 11명, 2019년 12명만 재직하던 때에 비하면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의사 부족 상황은 풀리지 않고 있다.
목포시의료원은 김원이 의원실에 "채용 공고 중이나 응시자가 없어 채용에 어려움이 있다. 지방의 인프라 부족으로 특히 젊은 의사들이 근무하기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 의료진 파견, 시니어 의사 매칭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고액의 연봉, 관사 제공 등의 혜택도 확대하고 있지만 응시자가 없어 재차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국의 의과대학마저 수도권에 집중돼 의사 인력 양성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크다고 꼬집는다.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2022학년도 기준 총 40개교 3058명인데, 그중 수도권(서울·경기) 정원이 946명이다. 

김원이 의원은 "의료취약지 주민의 건강을 위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역 내 의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 의대를 신설하고 의사면허 취득 후 특정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근무하는 지역 의사를 별도로 뽑는 대책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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