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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 우세종 앞두고 더 센 '켄타우로스' 유입…재유행 첩첩산중

BA.5보다 전파·면역회피 강해…최소한 '동시유행', 우세종도 가능
전문가 "위험성 규명은 필요…방역·의료체계 민첩하게 대비할 때"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2-07-15 05:40 송고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2.7.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2.7.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면역 회피력이 더욱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의 새로운 세부 계통(하위) 변이, 이른바 '켄타우로스(BA.2.75)'가 14일 국내에서도 처음 확인되면서 재유행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BA.2.75의 발생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자면서도 최소한 BA.5와 동시에 유행하거나, 전파력이 BA.5보다 강하다면 국내 유행을 주도할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유행의 정점이 오기 전 충분히 방역·의료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내국인 확진자에게 BA.2.75가 확인됐다. 지난 8일부터 경미한 증상이 발생해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역 보건환경연구원의 표본추출과 질병청의 최종 분석을 통해 변이가 확인됐다.

이 확진자는 감염 가능 기간 중 해외 여행력이 없다. 이미 지역에 전파돼 있는 BA.2.75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의미해, 방역 당국은 감염 경로에 대해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접촉자는 동거인 1명, 지역사회 3명 등 총 4명인데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BA.2.75는 BA.2(스텔스 오미크론)에서 파생돼 인도에서 5월 26일 처음 발견된 이후 미국,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 10개국에서 총 119건 발견되며 점유율도 오르고 있다. 인도의 경우 6월 20일 7.9%에서 같은 달 27일 51.35%로 우세종이 됐다.
BA.2.75는 최근 전 세계 재유행을 주도하는 BA.5와 BA.4보다 면역 회피력이나 감염 전파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의 하위 변이들보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 수가 BA.2는 28개인데, BA.2.75는 이보다 8개 더 많은 36개라는 게 방대본의 설명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면역 회피력이 강하다는 특징들로 인해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半人半獸) '켄타우로스'로도 불린다.

국내에서는 BA.5가 우세종으로 오르며 재유행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강한 BA.2.75까지 동시에 유행하면 기간은 더 길어지고 정점의 규모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은 알기 어렵다. BA.5와 비슷하면 이번 유행을 함께 주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행이 지나간 뒤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우점종화(우세종이 되는 과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BA.1와 BA.2이 같이 유행하며 쌍곡선을 이뤘고, 기간도 길어졌는데 이번에도 가능성이 있다. BA.5가 8월까지 유행하고 BA.2.75는 9~10월 유행하는 중에 신종 변이가 나올 수 있다. 유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7일(현지시간) 공중 보건에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BA.4, BA.5와 같은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했다. 다만 BA.2.75가 기존 변이보다 위중증이나 사망을 일으키는지 등 위험성에 대해 아직 알려진 게 없어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BA.2.75 감염자들은 대체로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백신접종과 마스크 착용, 위생수칙 준수 등의 기본이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김탁 교수는 "감시체계를 통해 지역사회의 변이를 발견한 점은 의미가 있다. 치료나 중증화율, 치명률 측면에서는 당장 다르다는 근거는 없으니 주의 깊게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 등 기존 정책들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아직 'BA.5보다 전파력이 3배 세다, 가장 강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면역 회피력의 경우, 개량(업데이트) 백신에도 잘 안 듣는다는 문제에 고민할 상황이고 우선 전파력이 세야 우세종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신 선택지가 달라질 정도의 차이다. 치료제 효과는 똑같이 들을 것이다. 지금은 여러 개의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하나라고 보고, BA.5 재유행에 준해 방역·의료체계를 대비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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