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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앞 집회에 국가매수 청원까지…제주 영리병원 판결 '후폭풍'

의료민영화 반대단체 인수위 앞 시위…의협도 성명 발표
'국가가 매수해 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도 20만명 돌파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22-04-07 14:18 송고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새 정부에 제대로 된 보건의료 정책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4.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새 정부에 제대로 된 보건의료 정책을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4.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된 녹지국제병원을 허가할 때 내건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각계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전국 4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7일 서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영리병원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건 인수위 기획위원장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민주적 결정을 짓밟고 조건부 허가를 했기 때문"이라며 "한 나라의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세력이 어떤 입장인지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민간 영리사업자 의료시장 진출, 원격의료·바이오 규제 완화 등은 의료 민영화 그 자체"라며 인수위를 향해 "의료 민영화 철회와 공공의료 강화를 국정과제로 발표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입장도 마찬가지다.
의협은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기존의 의료법을 뒤집고 영리병원을 합법화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지방 중소 의료기관들의 연이은 폐업으로 이어져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현재의 감염병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또다시 찾아올 의료위기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협조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며 정부, 지방자치단체를 향해 영리병원 도입 검토 중단을 촉구했다.

이 같은 상황 속 논란의 녹지국제병원을 국가가 매수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지난달 14일 시작된 이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20만9789명이 참여한 상태다. 특히 이번 판결 직후 하루 만에 8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은 "앞으로 해당 병원만 이용하는 의료소비자들에게 건강보험료를 강제 징수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는 고액 납부자들의 이탈로 인한 국민건강보험 축소 또는 존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정숙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5일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 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제주도가 2018년 12월5일 녹지 측에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내주면서 진료 대상자를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으로 제한하는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단 것은 법령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는 취지다.

녹지 측은 이번 소송과 별개로 2020년 11월16일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지난 1월13일 최종 승소했다.

이 판결로 기존에 취소됐던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가 되살아나자 녹지 측은 지난 2월14일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 재개원 의사를 밝혔고, 이에 제주도는 다음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여는 등 사실상 재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

녹지 측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뒤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8002㎡에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녹지국제병원을 준공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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