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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돈바스에 집중' 러, 전열 재정비 위한 속임수 쓰나

"러, '우크라 전쟁' 목표 달성 실패 첫 인정"
"러 목표 축소가 바로 전쟁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2022-03-26 18:31 송고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제1부참모장과 이고르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 미하일 미진쳬프 국가국방관리센터 소장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제1부참모장과 이고르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 미하일 미진쳬프 국가국방관리센터 소장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과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에 집중하겠다며 기존 목표를 수정하면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전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체면치레라도 승리를 주장하기 위해 목표를 축소했다는 분석이 서방 언론들을 중심으로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략 수정이 사실이라면 돈바스 지역내 교전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더불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군이 전열 재정비 시간을 벌기 위해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 '우크라 전쟁' 목표 달성 실패 첫 인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목표를 수정하면서 당장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를 차지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처음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 총참모부 소속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작전국장은 25일(현지시간) "현재 첫번 째 단계의 주요 작전은 완수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력이 크게 감소해 돈바스 지역 분리·독립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이 정해진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목표는 두가지 였는데 첫번째는 돈바스 지역의 해방이고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에 대한 것"이라며 현재 루한스크 지역의 93%, 도네츠크 지역의 54%를 해방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 주장과는 다르게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군의 거센 반격으로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러시아가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NYT)는 루드스코이 국장 발언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BBC에 따르면 서방 관리들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이번 발표가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세운 전략이 실패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군사 전문가인 톰 클로난은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가 러시아 침공 실패의 한 예"라며 "러시아는 한달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어떠한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키이우 장악에 분명히 실패했다"며 "돈바스 확보라는 새로운 작전에 성공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목표를 축소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면치레라도 승리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볼노바하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 군의 전투가 끝난 뒤 파괴된 주택과 시신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볼노바하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 군의 전투가 끝난 뒤 파괴된 주택과 시신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 목표 축소가 바로 전쟁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러시아의 전략 변화 시사가 사실이더라도 이것이 신속한 전쟁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을 멈추기 위해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전략 수정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해 공격을 집중하면서 경계선(Line of Contact) 인근은 치열한 교전의 장이 될 전망이다.

서방 관리들은 그동안 러시아가 접선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최고의 전투부대를 포위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만약 더 많은 러시아군 전력, 특히 공군이 이 지역에 집중된다면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실제 돈바스 지역 경계선 인근에 10개의 새로운 러시아군 대대가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19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이 러시아 군의 공습을 받아 초토화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9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이 러시아 군의 공습을 받아 초토화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 목표 수정, 전열 재정비 위한 속임수 일수도"

러시아의 목표 수정 자체를 회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 군사분석가인 파벨 루진은 "러시아가 실제 전쟁 목표를 축소할 수도 있지만 이번 발표가 전열 재정비 시간을 벌기위한 속임수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출것이라고만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발표가 오히려 러시아의 교란 작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러시아 국방부는 정해진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는 자원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안보 전문가 톰 클로난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서 고군분투해 온 러시아가 현 상황에서 쉽게 목표를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라며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기 위해 러시아군 절반을 동원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현실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를 향해 공습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고 이는 나토와의 전재이 격화될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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