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우크라 반격 성공하나'…러, 돈바스 분리·독립으로 목표 축소(종합)

러 국방부, 우크라 침공 1단계 목표 달성 주장
우크라군, 키이우 등에서 거센 반격…러군 자원 고갈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2022-03-26 15:17 송고 | 2022-03-26 15:41 최종수정
11일 (현지시간) 도네츠크의 볼노바하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전투로 파괴된 주택의 모습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1일 (현지시간) 도네츠크의 볼노바하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친러시아 반군의 전투로 파괴된 주택의 모습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우크라이나의 거센 반격에 직면하자 러시아 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에 집중하겠다며 기존 목표를 축소했다. 외신들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이라도 확보해 전쟁을 승리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 총참모부 소속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작전국장은 25일(현지시간) "현재 첫번 째 단계의 주요 작전은 완수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력이 크게 감소해 돈바스 지역 분리·독립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이 정해진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목표는 두가지 였는데 첫번째는 돈바스 지역의 해방이고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에 대한 것"이라며 현재 루한스크 지역의 93%, 도네츠크 지역의 54%를 해방시켰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러시아 국방부 주장과는 다르게 우크라이나 군의 거센 반격으로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러시아는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목표를 축소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체면치레라도 승리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관리 중 한 명은 "러시아가 키이우 장악에 분명히 실패했다"며 "돈바스 확보라는 새로운 작전에 성공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거센 반격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총참모부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인근에 위치한 의료기관에는 전쟁 중 부상을 당한 상당수의 러시아 군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쟁 시작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1만6000명 이상 사망했다고 했다. 이는 1351명만이 사망했다는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해군은 지난 23일 아조우(아조프)해 베르단스크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상륙함 '오르스크'를 파괴시켰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어떤 종류의 무기가 공격에 사용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우크라이나 군 주장을 이 주장을 사실로 확인했다.

영국 국방부도 전날 베르단스크 항에 있는 탄약고 등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고가치 표적'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 개시는 러시아 군이 자신들의 공급망 방어를 우선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영국 국방부는 덧붙였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전방 전선은 교착상태"라며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군이 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돈바스 위치도 - 구글 갈무리
돈바스 위치도 - 구글 갈무리

한편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 동부 지역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러시아 국경과 접한 일부 지역(약 3분의 1)을 친러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달 21일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독립을 승인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갈등은 푸틴의 개입으로 촉발됐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2013년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친러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유로마이단이라 불리는 반정부 시위를 계속해 정권을 쫓아내고 새로운 친서방 과도정권을 수립했다.

친서방 정권이 탄생하자 이에 반발한 동부 친러계 주민들은 격렬한 반대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무력 점령한 상태에서 주민투표를 열어 이곳을 합병시켰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당시 반정부 시위를 했던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세력에 강경 대응했다. 오데사나 하르키우 등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시위는 진압됐지만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 주에서는 시위가 계속됐다.

결국 같은 해 4월,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간 잦은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전쟁으로 확대됐다. 같은 해 5월에는 반군점령지역이 분리독립 주민 투표를 강행했고, 이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선언했다. 국제사회는 이들 정부를 승인하지 않았다.  


kha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