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현장 비대위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2.3.16/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사에 반성문을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의 발언을 공개 비판했다.
윤건영 의원을 비롯한 청와대 출신 의원 13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 "채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대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이들은 "우리 모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사퇴한 당 지도부뿐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패배한 당을 수습하기 위해 나서주신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다"며 "이럴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려보려는 비겁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 위원의 발언에 대해 "누구도 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문 정부에 한때 몸담았던 저희 역시 마찬가지"라면서도 "채 비대위원의 언사는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5년이 공은 하나도 없이 과로만 채워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5년의 국정 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냐"고 반문했다.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돼서는 안 된다"며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출신 의원 중 한 명인 민형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다. 채 위원을 즉각 내보내시라. 만약 사퇴시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에 어울리는 변명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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