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이모씨(45)가 5일 경찰에 전격 검거되면서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씨의 횡령액은 역대 상장사 횡령액 중 최고금액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이씨의 횡령 규모로 봤을 때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검거돼 이제 조사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수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도 회사 내부 공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의 이체를 하게 되면 내부 통제에 따라 결재시스템이 작동하게 되고 매일 회계프로그램을 통해 정산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시스템상 1880억원의 예금이체가 내부에서 알려지지 않은 채로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설사 모른 채 발생된 사건이라 해도 회사 내부 통제 기준 위반 또는 부족, 주식회사의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 강도 높은 회계감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찰은 이씨가 빼돌린 회삿돈을 여러 개 계좌로 분산해 송금한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복수의 계좌를 파악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공범이 있는지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최근 "이씨가 독자적으로 횡령한 게 아니라 윗선의 지시를 받고 그대로 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오스템 내부 윗선이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 지금은 자금 행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상장사라 주주들이 많으니 횡령 자금을 최대한 빨리 회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2월 30일 "이씨가 1880억원을 횡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고소장 접수 당일 이씨를 출국금지한 후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며 그의 행방을 쫓았다.

경찰은 전날 오후 이씨의 주거지가 있는 파주시 소재 4층짜리 건물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건물은 이씨가 2016년부터 소유하다가 지난달 10일 아내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5일에도 이 건물에 숨어 있다가 검거됐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