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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조선업 본격적인 부활 기지개…울산이 다시 꿈틀거린다

[신년기획]2~3년치 물량 확보…정규직 등 인력 1만명 충원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노사갈등·기업결합 등 불안요소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2022-01-03 04:50 송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News1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 News1

10년 넘게 불황을 겪던 조선산업이 지난해 선박 수주 호황에 힘입어 새해부터 본격적인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조선소가 위치한 울산 동구는 조선업 부활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 탄소배출 강화 정책을 계기로 최근 3년간 LNG 선박과 LNG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의 발주량 대부분이 기술력과 생산력이 뛰어난 국내 조선사에 몰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국내 조선 3사 수주량은 2020년보다 8배나 증가하며 1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3년간 일감을 일찌감치 모두 확보한 상태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총 225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의 151%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올해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부족한 인력 충원 시작

이처럼 조선업계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울산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7년 만에 정규직 채용에 나서는 등 수주물량을 제때 인도하기 위한 인력확보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사연합회, 고용노동부, 울산 동구청 등은 이미 지난달 10일 울산에서 'K-조선 재도약, 조선업 일자리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울산시와 고용노동부는 10일 오후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사내협력사, 동구청이 참석한 가운데 'K-조선 재도약, 조선업 일자리 상생협약'을 맺고 조선인력 양성과 채용에 협력하기로 했다.© 뉴스1
울산시와 고용노동부는 10일 오후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사내협력사, 동구청이 참석한 가운데 'K-조선 재도약, 조선업 일자리 상생협약'을 맺고 조선인력 양성과 채용에 협력하기로 했다.© 뉴스1

울산은 지난 10년간 조선업에 불어닥친 장기 불황의 여파로 현대중공업이 여러 차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호황기 때의 3만여명이 넘던 조선분야 인력이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인 1만 5000여명까지 급감했다.

이에 따라 늘어난 수주량을 원활하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인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당장 올해에만 5000여명이, 협력사까지 감안하면 1만여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일자리 미스매치와 기존 숙련된 인력의 타 산업 이탈로 현장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선사와 지자체,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조선업 일자리 확대 및 인력수급 지원, 근로자 정착 및 장기근속 지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 조선업 근로환경 및 복지 개선 등의 당근을 제시하며 인력 모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선업 인력수요 전망에 맞춰 대기업 신규채용을 재개하고, 기술 전문인력 양성, 취업 후 장기근속까지 지원하는 일자리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우수 인력들이 다시 조선업으로 돌아오게 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불과 얼마전만 해도 일감이 없어 힘들었는데, 이제는 수주된 물량을 납기 내에 인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며 "특히 협력사 인력확보와 운영시스템 개선과 물량 중심의 계약구조를 정착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울산 노동계에서도 조선업을 떠난 숙련 노동자들을 일터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복지 개선, 다단계 하청고용구조 개선 등의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협상 등 노사관계 불안요소 해결 우선

현대중공업 노사 대표가 30일 울산 본사에서 '2021년 임금교섭 상견례'를 열고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한영석 사장(왼쪽 세번째부터),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조경근 노조지부장. (현대중공업 제공) 2021.8.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 대표가 30일 울산 본사에서 '2021년 임금교섭 상견례'를 열고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한영석 사장(왼쪽 세번째부터),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조경근 노조지부장. (현대중공업 제공) 2021.8.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는 2021년도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하며 교섭이 해를 넘기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 새로 선출된 집행부 역시 강성성향의 정병천 후보가 당선돼 올해 교섭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 위원장은 2019년 물적분할(법인분할) 당시 임시 주주총회장 점거 등을 이끈 인물로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선박 건조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 문제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현재 EU, 한국, 일본 등 3개국의 승인을 얻지 못한데다 정 위원장이 당시 반대파업을 주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는 현대중공업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울산 조선업 부활과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지역 전체가 관심과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kky0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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