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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정부가 올려놓고…" 대출규제 성토 국민청원 봇물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2021-10-04 06:33 송고
아파트값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그 여파가 전세에 이어 월세로도 번지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월세 보증금은 2억351만6000원, 평균 월세는 122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붙어있는 매물 전단. 2021.9.24/뉴스1 © News1 노선웅 기자
아파트값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그 여파가 전세에 이어 월세로도 번지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월세 보증금은 2억351만6000원, 평균 월세는 122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붙어있는 매물 전단. 2021.9.24/뉴스1 © News1 노선웅 기자

"집값을 서민들이 울렸습니까? 대출 한도가 다 됐다고 했는데 서민들이 그렇게 대출을 많이 받은 건가요? 돈 있는 사람들이 투자를 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 늘어난 거 아닌가요. 서울 집값이 오른건데 왜 수도권 외곽 지역인 우리 동네까지 규제하나요. 왜 피해를 우리 서민들이 고스란히 받아야 하나요?"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정부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따르면 올해 대출 규제 관련 국민청원이 29건 올라왔다.

자신을 자녀 2명을 둔 40대 가장이라고 소개한 A씨는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의 입주가 10월말부터 시작되는데, 금융위원회에서 대출을 줄여 놓은 탓에 한도가 막혔다"며 "일부 은행은 아파트 집단대출을 감정가와 분양가 중 더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한도를 잡는다고 하는데, 분양받아 잔금을 치러야 하는 이들에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라고 청원글을 올렸다.

A씨는 이어 "돈 없는 서민은 입주도 하지 말고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서민들이 대출 규제로 인해 피해받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달라"고 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된 30대 후반 남성이라 밝힌 B씨는 "보금자리론을 취급하는 모 은행이 정부의 규제로 대출을 중단해 더이상 이용할 수가 없게 됐다"며 "살고 있는 전세집을 빼줘야 하는데 대출이 늦어지면 갈곳이 없어지는 상황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을 잡든 말든 상관없다"며 "그냥 실거주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해달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청약에 당첨됐지만 가계빚을 걱정해주는 고마운 정부 덕에 입주를 못할 거 같다", "보금자리론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정상인가", "집값 잡겠다고 국민들 잡지 말라. 돈 없는 사람은 입주하지 말라는 거냐. 누구의 머리 속에서 나온 정책이냐" 등과 같은 격양된 글이 올라왔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NH농협은행이 지난 8월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한 이후 금융권의 대출 중단 및 한도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  

KB국민·하나·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서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했다. 이를 중단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KB국민은행은 또 집단대출 중 입주잔금대출의 담보 기준을 기존 KB시세·감정가액에서 KB시세·감정가액·분양가격 중 최저액으로 변경해 한도를 줄였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담대인 퍼스트홈론 중 금융채 1년물·3년물을 기준금리로 삼는 변동금리 상품을 중단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02조8878억원으로 전년월말 대비 4.88%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목표치 상한인 6% 기준으로 보면 대출 여력이 7조5000억원 밖에 안남았다. 올해 8월까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월 평균 증가액이 3조5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턱밑까지 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발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다른 은행들의 대출 축소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대출 중단을 선언하는 은행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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