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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습에 일가족 10명 사망, 8명은 18세 이하"…미군 조사

탈레반 "아프간 내 어떤 외국도 직접 작전 수행 권리 없어"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1-08-31 08:17 송고 | 2021-08-31 10:05 최종수정
미군의 카불 무인기 공습으로 파괴된 차량. © 로이터=뉴스1
미군의 카불 무인기 공습으로 파괴된 차량. © 로이터=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카불에서 아동을 포함한 민간인 10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미군이 조사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카불에서 차량을 공격한 이후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불분명하며 이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무고한 생명의 희생에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으로 카불 공항을 위협하는 이슬람국가(IS)의 차량 폭탄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민간인 사상자 보고는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지난 27일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호라산의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 공격으로 미군 13명과 아프간 민간인 170여명이 사망한 데 대한 미국의 두번째 아프간 드론 보복 공격이다.

이번 테러를 목격한 이웃 주민 압둘 마틴 아지지(20)는 "희생자 가족이 29일 오후 4시 30분경 귀가할 때 드론 공격으로 인한 차량 폭발이 일어났다"며 "시체들이 피와 파편으로 뒤덮여 있었고, 일부 사망한 아이들은 여전히 차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WP가 입수한 가족 명부에 따르면 사망자 10명 중 8명은 18세 이하였다. 45세의 미국 비영리단체 영양교육인터네셔널(NEI) 소속 엔지니어 자마라이 아마디와 그의 아들 중 3명이 사망했다고 그의 생존한 아들 중 한명인 사밈 아마디(22)이 말했다.

희생자 가족의 친척인 아마드 파야즈는 "미국은 항상 IS, 알카에다, 탈레반이 사람들을 살해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항상 민간인과 어린이들을 공격한다"며 "그들은 나쁜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NEI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매우 슬퍼하고 충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아마디는 2006년부터 NEI에서 일했으며 동료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이 많았다"며 "사고 당일 그는 우리와 함께 카불에 있는 지역 난민 캠프에서 굶주린 여성과 아이들에게 콩으로 만든 식사를 준비하고 배달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은 이를 테러라고 규탄하고 민간인 사상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에서 직접 작전을 수행할 권리가 없다"며 "그들은 우리가 스스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우리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 오브라이언 국제사면위원회(AI) 미국 지부 사무총장은 "10명의 가족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무인기 공격은 바이든 행정부가 민간인 보호를 우선시하지 않는 '지평선 너머' 대테러 프로그램을 추진해 아프간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한 신호다"며 무인기 공격을 비난하고 완전한 조사를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 내 테러단체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이른바 '지평선 너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다른 지역에 기반을 둔 항공기와 감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는 미군이나 연합군이 정보를 중계하기 위해 지상에서 관찰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접근 방식이 부정확하다고 비판한다.

이웃인 아지지는 "미국은 이번 공습으로 IS 전사들이 사망했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IS가 여기 어디 있나? 아이들이 전사들인가?"라고 분노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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