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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폄훼 마라" 친윤계 중진들, 이준석과 정면충돌…李 "선 넘었다"

정진석 등 "재보선 승인 尹 덕분에 정권교체 희망 갖게 돼…쓸데없는 압박 안돼"
이준석 "당 중심 잡아야 이겨…흔들림 없이 가겠다", 홍준표 "당대표 흔드는 건 잘못" 가세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1-07-23 16:07 송고 | 2021-07-23 16:15 최종수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News1 오대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News1 오대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친(親)윤석열계' 의원들이 2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이 대표가 '윤석열 위기론'을 내세워 연일 입당 압박 강도를 높이자 당내에서 야권 '대장주'인 윤 전 총장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 대표를 향한 공개적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대표적 친윤계로 분류되는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최근 윤 전 총장 언급과 관련해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는데 1년 넘는 시간 동안 당 밖에서 대여투쟁의 선봉에 뛴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에 대해 우리가 격려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고 자꾸 평가절하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정진석 의원.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정진석 의원.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대표를 겨냥, "윤 전 총장이 있어서 그나마 국민들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갖고, 국민의힘이 그나마 미래를 꿈꾸는 정당의 몰골을 갖추게 됐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정 의원은 4·7재보궐선거 결과를 언급, 국민의힘 승리 요인으로 윤 전 총장을 꼽고 "우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문재인 정권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밖의 전우"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훼한다"며 "(당내주자)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며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죽마고우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요즘 당대표의 발언을 보면 극히 우려스럽다"라며 "윤석열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건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정 의원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저 이준석, 당 외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 의원 등의 비판에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재보선 승리를 어떻게 윤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씀하냐"라며 "너무 선을 넘었다. 중진들은 정중동의 자세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유상범, 김성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건물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유상범, 김성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건물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은 당내 친윤계 의원들 외에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30대·0선'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한 당내 비토 세력의 '흔들기'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이 대표의 윤 전 총장 압박을 "자해 정치"로 규정, "야권 후보를 보호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위험하다'라는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공격했다.

'공직자 자격시험'을 두고 이 대표와 각을 세워온 김재원 의원 역시 윤 전 총장이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 수사 관련 '송구하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정무적으로 잘했다"고 평가하며 이를 비판한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한 당내 인사는 이 대표의 최근 발언들에 대해 "윤 전 총장을 향해 '입당하라'는 메시지와 동시에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을 누르고 본인이 영향력을 얻는 효과를 노린 건데 둘 다 완전히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집단 공격에 맞서 이 대표를 엄호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확산될지도 주목된다.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 의원과 권 의원을 겨냥해 "정당의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것은 올바른 정당의 자세가 아니"라며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공격할 일이 아니라 윤 전 총장을 당으로 견인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야하는 거 아닌가"라며 "이 대표의 우려 섞인 걱정을 중진의원들이 직격, 비판하는 건 오히려 적절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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