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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부동산 '불장' 속 '미분양' 난 대구…'역주행' 시장 왜?

공급 과잉에 미분양 늘고 청약 경쟁 줄어…매수 심리도 관망세
가격 급락까진 '글쎄'…"단기 이슈로 끝나거나 일부 조정 관측"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21-07-13 06:15 송고
대구 달성군의 아파트 단지.(자료사진) 2019.10.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 달성군의 아파트 단지.(자료사진) 2019.10.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지난해 뜨거웠던 대구의 부동산 시장이 최근 급랭하고 있다. 높은 청약경쟁률에 낮은 미분양 물량이 전국적인 추세지만, 대구는 역주행 중이다. 매수 심리도 관망세로 돌아서며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 미분양 주택은 5월 말 기준 1185가구로 전달 대비 3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만5660가구로 전달 대비 0.9%(138가구)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청약경쟁률도 시들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구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6.4대 1로 지난해 하반기(17.3대 1)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전국 상반기 평균은 18.5대 1로, 지난해 하반기(27.3대 1)보단 줄었지만, 대구의 3배다.

대구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것은 공급 과잉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구도심 정비사업 등으로 일반 분양이 꾸준히 나타나면서 입주 물량이 탄력을 받고 있고, (대구 시장은) 공급 과잉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대구에는 지난 4년간 약 12만 가구 아파트가 분양됐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대규모 분양 물량도 예정돼있다. △2021년 1만6849가구 △2022년 1만9383가구 △2023년 3만3280가구다.
◇대규모 공급에 매수자들도 관망세…120~140선 수급동향도 108.9로

시장에 나온 분양 물량도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규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적인 매수 심리도 위축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4월까지 120~140선을 기록하다가 5월 108.9로 뚝 떨어졌다. 지수가 낮을수록 수요가 적다는 의미다. 

대구의 KB매수우위지수(7월 5일 기준)도 55.6으로 지난해 6월 1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0주 연속으로 기준선을 넘었지만, 최근은 서울(102.0)이나 전국 평균(99.3)의 반 토막 수준이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이 기준선으로 100보다 적으면 주택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로, 대구에서 미분양 사태가 계속되자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 사업자가 예상하는 사업 여건 전망도 크게 악화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7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 따르면 대구는 전달 대비 15.9포인트(p) 떨어지며 76.6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미분양 사태를 이유로 대구 집값이 내림세를 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구는 대부분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돼있는데, 최근 국토교통부가 이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가격 상승 여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가격 뚝' 시장 침체까진 글쎄…"단기 이슈로 그치거나 일부 조정 수준 관측"

다만 전문가들은 위축된 대구 시장 상황이 침체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재고(16만 가구)와 비교해보면 전국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절대적으로 많은 수치는 아니란 것이다. 대구에서 추후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단기적 가격 조정이나 일부 하락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미분양 사태가 있더라도, 올해 대구 집값은 4~5%가량 올랐다"며 "기존 주택 시장이 하락장이 아니고 수도권 쪽 가격 상승세도 여전해 침체까지 이어지지 않고 단기 이슈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데이터랩장도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2023년 물량 폭탄까지 예상돼 추후 하락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입주 물량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인지, 시장 상황이 수급 심리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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