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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언론인 넘어 어디까지…풀빌라 로비 정황 수산업자 추가 입건

고급 풀빌라 등에서 로비 정황…재력가 행세도

(서울·포항=뉴스1) 정혜민 기자, 최창호 기자 | 2021-07-02 11:31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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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와 경찰서장, 전·현직 언론인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모씨(43)의 로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씨는 수산업자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수산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김씨를 공여자로 보고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모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포항 남부경찰서장 A씨도 마찬가지로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에게 IWC 시계와 굴비 등 고가의 식품, 자녀 학원비 등 2000만~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김씨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찰은 이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고맙다"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거주지를 압수수색했지만, 압수수색 전 해당 부장검사는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논설위원은 야당의 당 대표를 지낸 거물급 인사의 소개로 김씨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 전 논설위원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엄 앵커에겐 수차례 접대와 함께 고급 중고차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여러 정치권 인사와 언론인들이 김씨의 청탁 등에 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지난해 한 생활체육단체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는 여야 인사들이 축사를 보냈다. 취임식에는 이 전 논설위원과 엄 앵커도 참석했다.

김씨는 2016년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안동교도소에서 같은 기간 수감된 언론인 출신 B씨와 신분을 쌓아 정치권 인맥과 연이 닿게 됐다.

B씨는 10년 이상 기자로 일하다 정당에 들어가 일을 했고, 2016년에는 경북지역 총선 예비후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 사립대 교수 등을 지내며 다양한 분야의 인맥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뒤 B씨로부터 김무성 전 의원 등 정치인을 포함해 부장검사 등 유력 인사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구속 기소된 김씨는 현재 사기, 공동공갈교사, 공동협박 혐의로도 재판을 받는 중이다.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징어를 선상에서 급랭시킨 이른바 '선동 오징어' 매매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며 B씨와 김무성 전 의원의 형 등 7명에게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총 120회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17억4800여만원을 B씨에게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의원 형을 상대로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34회에 걸쳐 86억49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마치 자신이 1000억원 상당의 유산을 상속받았으며 포항에 어선 수십대와 인근 풀빌라, 고가의 외제차량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재력을 과시하며 사기를 저질렀다.

하지만 포항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김씨가 보유한 어선은 없고 외제차량들도 빌린 것이거나 지인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가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행세한 한 고급 풀빌라의 관계자는 "김씨가 2019년 3월에 딱 1번 방문해 1박 숙박을 하고 갔다"면서도 "이 풀빌라는 김씨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그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풀빌라의 숙박비는 성수기 기준으로 최대 1박에 100만원에 달한다. 김씨가 이 풀빌라에서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풀빌라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1번 방문한 이후로는 해당 풀빌라를 방문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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