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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밀리고 지갑엔 천원 뿐"…사장 차에 불지른 중국인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21-06-24 14:08 송고
지난달 18일 오전 0시55분쯤 제주시 봉개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불이 났다.(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뉴스1
지난달 18일 오전 0시55분쯤 제주시 봉개동의 한 빌라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불이 났다.(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뉴스1

월급을 주지 않는 데 격분해 한밤중 사장이 타고 다니는 차량에 불을 지른 50대 중국인이 법정에 섰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24일 일반 자동차 방화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A씨(59)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반장급 일용직 근로자인 A씨는 지난달 18일 0시55분쯤 제주시의 한 빌라 주차장에 있던 사장 B씨 차량의 유리창을 쇠파이프로 깨뜨린 뒤 해당 차량 안에 휘발유를 쏟아붓고 불을 질렀다.

당시 빌라 주민들의 자체 진화와 현장에 출동한 소방의 발빠른 조치로 다행히 불은 빌라로 번지지 않고 10여 분 만에 진압됐다.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등을 통해 범행 당일 경찰에 붙잡혔던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결국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A씨의 변호인은 "당시 280만원 정도의 월급이 밀려 있었던 데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어 월세도 3개월치가 밀려 있었다. 지갑에도 1000원 뿐이었다"며 "그러던 중 사장 B씨와도 연락이 끊기면서 충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했다.

A씨도 한국말로 "남에게 피해 주면서 살지 말자는 게 제 삶의 원칙이었다. 그렇게 사장 B씨를 믿고 일했는데 연락까지 끊겨버렸다. 앞으로 딱히 살 방법도 없어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7월8일 오전 10시 이뤄질 예정이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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