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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판교 될까"…3기 신도시 첫발 뗀 인천계양에 기대감 '쑥'

인프라 개선 기대감에 매매가 상승…청약 대기 수요에 전세 품귀
토지보상 60% 끝냈지만 불만 여전…"지하철 확충 필요" 지적도

(인천=뉴스1) 박승희 기자 | 2021-06-03 06:10 송고 | 2021-06-03 09:11 최종수정
인천계양지구의 모습. 2021.4.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계양지구의 모습. 2021.4.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과도 가까운데 인천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돼 왔어요.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동네도 커지고 인프라도 정비되면서 전체적으로 호재라고 생각들 하고 있습니다. 가격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번 기회에 동네 이미지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주민들 기대가 높습니다." (인천 계양구 박촌동 소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2일 방문한 인천 계양 신도시 인근 주민들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3기 신도시 최초로 인천 계양 신도시(1만7000가구, 333만㎡)의 지구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내달 1050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인천 계양 신도시는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상야동 일원 335만㎡ 부지에 조성된다. 2025년 첫 입주를 목표로 1만7000가구 공급 예정이다. 정부는 여의도공원 4배 규모의 공원·녹지를 만들고, 판교 테크노밸리 1.7배 규모의 일자리 공간도 함께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주민들 "주변 인프라 개발 덕 볼 듯"…예상 분양가 맞춰 구축도 집값 키맞추기

박촌동 소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계양 신도시가 제2의 판교가 될 것이란 기사를 봤다"며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동네가 구도심으로 밀려날 것이란 걱정은 있지만, 주변 환경도 좋게 바뀌고 일자리도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지역 전체가 덕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계양구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B씨는 "근처가 다 그린벨트라 개발도 안 되고 사방이 논밭뿐이었다. 서울이랑 별로 떨어져 있지도 않은데 집값은 반도 안 되니 박탈감이 컸다"며 "도시가 크게 들어서면 동네 가치도 이전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계양 신도시 인근 구축 아파트 매매값도 오르고 있다. 박촌역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양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500만원 정도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구축 아파트들이 키맞추기를 하면서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계양 신도시 부지와 맞닿은 동양동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양동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움직임이 있긴 했으나, 신도시 조성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며 "발표 전과 비교하면 현재 24평은 1억원, 33평은 1억5000만원 정도 오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을 노린 대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인근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 동양지구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분양가도 비싸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청약을 생각하는 신혼부부들이 전세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는 24평 기준 8000만~9000만원이 올랐고, 이마저도 없어서 못 내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2일 인천 계양신도시 부지에 토지보상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스1
2일 인천 계양신도시 부지에 토지보상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 뉴스1

◇토지 보상 '불만 여전'-인근 빌라 소유주는 '울상'…"도로망 확충보단 지하철" 요구도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인천 계양 토지보상이 60% 이상 진행됐다고 했으나, 나머지 토지주들은 여전히 보상 문제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신도시 부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평당 100만~140만원 수준 보상에 불만이 엄청나다"며 "이의 제기와 행정 소송이 이어지면 신도시 입주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집값이 올라 화색인 아파트와 달리, 빌라 소유주들은 울상이다. 동양동 소재 빌라 거주자 C씨는 "아파트는 1억원 오를 동안 빌라는 10분의 1도 안 올랐다. 새 아파트가 우르르 들어서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암담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빌라는 전세 수요만 있지 매매 수요는 없다"며 "빌라 소유주들이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다.

계양 신도시 입주자들의 서울 접근성을 늘리려면 추가적인 교통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교통 불편을 막기 위해 일종의 간선급행버스인 'S-BRT'를 신설하고, 국도 35호선(벌말로)과 경명대로 확장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계양 신도시에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방향으로 연결하는 접속도로와 나들목도 건설된다.

박촌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라에도 BRT가 있지만 대수도 적고 간격도 넓어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안다. S-BRT라고 다를 것이 있겠느냐"며 "정부는 인근 국도를 8차선으로 늘리고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두 겹으로 놓겠다고 대책을 내놨지만, 이것만으로는 사람들 니즈를 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지하철 신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양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정부가 사업 구역에 박촌역을 꾸역꾸역 끌고 들어오긴 했지만 충분하지 않다. 여기서 박촌역까지 나가려면 버스로 최소 10분은 걸리는데 훨씬 안쪽에 들어올 신도시에서는 어떻겠느냐"며 "서울로 연결되는 지하철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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