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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롯데렌탈' 상장 착수…日 그림자 지우기 지배구조 개편 재시동

(종합)호텔롯데 대신 실적 우수한 계열사 택해
칠성음료·케미칼 지분 꾸준히 매입해 지주사 중심 체계 갖춰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21-06-02 10:23 송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지주 제공)© 뉴스1

롯데그룹이 한동안 중단됐던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우선 롯데렌탈 상장을 통해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 높이기에 나선다. 이후 한국과 일본 롯데를 연결하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지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롯데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 '호텔롯데' 대신 실적 우수한 롯데렌탈 상장 우선 착수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롯데렌탈은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롯데렌탈의 상장은 사실상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개편 작업의 재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는 지분 47.06%를 보유한 호텔롯데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롯데홀딩스(19.07%)여서 롯데렌탈 역시 일본롯데 지배하에 놓여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수년 전부터 추진했다. 이를 통해 한국자금을 끌어모아 일본 기업 이미지를 희석하고 신동빈 회장과 롯데지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였다. 실제 롯데지주는 2017년 지주사 출범을 알렸지만 여전히 일본롯데가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이 고리를 끊어야만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는 구조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부재에 이어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롯데렌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305억원) 대비 약 25%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력인 렌터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단 롯데그룹은 몸값 높아진 롯데렌탈을 먼저 상장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상장 이후 롯데렌탈 최대주주 호텔롯데도 자연스럽게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달 호텔롯데가 롯데렌탈 지분 5.02%를 추가 취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계에선 롯데렌탈 상장 이후 롯데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물산은 롯데홀딩스(60.1%)와 호텔롯데(32.83%)의 지배 아래 있다. 롯데건설 역시 호텔롯데(43.07%)·롯데알미늄(9.95%)·롯데홀딩스(1.67%)가 지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롯데건설은 꾸준하게 상장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롯데지주, 칠성음료 지배력 14%p 증가

롯데그룹은 계열사 상장뿐 아니라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분율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일본롯데의 영향력을 차단해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기 위한 행보다. 

대표적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매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롯데지주는 오는 8월 롯데칠성에 백학음료·씨에이치음료·충북소주 지분을 출자하기로 했다. 대신 롯데칠성의 약 48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유증이 마무리되면 롯데지주의 지분율은 지난 1분기 39.26%에서 41.25%로 높아진다. 이는 2019년(26.54%)과 비교하면 14.7%p 늘어난 수치다.

롯데지주는 아직 롯데칠성음료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두고 있다. 관계기업이란 완전한 지배가 아닌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를 말한다. 재무 회계상 지분법을 따르는 것도 종속기업과 차이점이다.

업계에선 절반에 가까운 지분에도 여전히 일본롯데의 그림자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한다. 지분 50% 미만이라도 '사실상 지배력'이 인정되면 종속기업으로 편입할 수 있지만 롯데지주의 선택은 신중하다. 이는 일본롯데에 속한 롯데알미늄·호텔롯데·롯데홀딩스가 롯데칠성음료 129만2150주(14%)를 소유하고 있어서다.

롯데쇼핑도 마찬가지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 지분 40%를 보유 중이다. 신동빈 회장 지분 10.23%를 더하면 이미 절반 이상이다. 아직 롯데쇼핑은 롯데지주의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이다. 호텔롯데가 8.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롯데지주는 지난달 롯데케미칼 지분을 끌어올렸다.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251억원 규모 롯데케미칼 지분 0.26% 사들였다. 신 회장의 상속세 확보라는 이유를 떠나 결과론적으로 케미칼 지배력이 소폭 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11월엔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주식 24만5351주(0.72%)를 사들이기도 했다. 아직 롯데지주 지분이 25.6%에 불과해 종속기업 편입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롯데렌탈과 호텔롯데 상장 이후 롯데칠성과 롯데쇼핑의 종속기업 편입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후 실적까지 안정화하면 롯데지주가 완전한 지배력을 갖췄다고 선택할 명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 기업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종속기업 편입 이후 실적이 불안정하다면 롯데지주의 재무회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재개 관계자는 "롯데지주의 일본롯데 지분 매입은 재무적 부담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계열사 실적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사실상 지배력을 이용해 종속기업 편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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