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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줄인다더니…학종 줄여 수능 40% 확대한 서울 주요대

교육부 지목 16개 대학 2023대입서 수능 11.4%p↑
학종 비중 11.8%p↓…논술 감소폭은 2.5%p에 그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21-05-27 07:11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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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에서 서울 주요 16개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인원을 지난해보다 5900여명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의 모집인원은 6000여명 늘었다.

교육부가 이들 대학을 콕 집어 수능전형 비중을 40% 이상 확대하도록 요구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여 정시 비중을 확대한 셈이다. 논술과 특기자전형을 수능위주전형으로 유도하겠다던 당초 정책 취지가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받은 '2021·202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교육부가 정시 확대를 요구한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2023학년도 수능전형 모집인원은 2만1011명으로 2021학년도 1만4977명보다 6034명 늘었다. 학생부교과전형 모집인원도 4008명에서 5751명으로 1743명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학생부종합전형은 모집인원이 2만3460명에서 1만7562명으로 5898명 감소했다. 논술 위주 전형의 모집인원도 5453명에서 4198명으로 1255명 줄었다. 실기·실적 위주 전형은 295명 줄어든 2457명을 2023학년도에 모집한다.

전체 모집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수능전형은 29.1%에서 40.5%로 11.4%p 늘었다. 학생부교과전형도 3.3%p(7.8→11.1%) 증가했다. 반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45.6%였던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은 2023학년도 대입에서 33.8%로, 11.8%p 감소했다. 논술전형과 실기전형 비중도 각각 2.5%p, 0.6%p 줄었다.
올해 대학 1학년이 지난해 치렀던 2021학년도 대입과 비교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이 감소한 만큼 수능전형이 증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교육부가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서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 비중이 45% 이상인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수능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가 수능전형 확대를 권고한 서울 소재 16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19년 11월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19년 11월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당시 교육부는 고교유형(특목고·자사고·외고 등)과 사교육 등 외부영향력이 큰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수능전형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결과는, 논술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여 수능전형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전형은 11.8%p 줄었지만 논술은 2.5%p 감소에 그쳐 학생부종합전형보다 감소폭이 적다.

이 의원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줄여 정시 수능전형을 확대한 셈"이라며 "논술과 특기자전형을 줄여 정시를 확대하겠다던 교육부 방안이 지켜지지 않았다. 폐지를 유도하겠다던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2023학년도에도 4198명으로 건재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서열을 완화해야 할 정부가 16개 대학을 콕 집은 것도 안 좋은 모양새였는데 집권 후 3년 내내 대입을 손 본 결과가 서울 일부 대학의 수능전형을 6000여명 늘린 것이라니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대학 입장에서는 수능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교육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술전형 축소를 유도하면서 논술 모집인원만으로 수능전형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수능전형뿐만 아니라 학생부 교과 위주로 지역균형선발을 10% 이상 모집하도록 수도권 대학에 권고했다. 실제 학생부종합전형 감소폭이 큰 대학을 보면 2021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가까운 대학이 대부분이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자체가 학생부종합전형 불신에서 나온 것이라 줄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논술전형은 줄일 만큼 줄여서 10%밖에 되지 않고, 정부가 지역균형선발 10%까지 권고한 상황에서 인원을 뺄 수 있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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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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