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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취미가 밥먹여주네요"…보드만드는 대구 사나이의 성공 비결은

[소상공인 꽃피다]①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인터뷰
"코로나 시국에 매출 2400% 증가…스마트스토어와 쇼핑라이브가 비결"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12-13 09:03 송고
편집자주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가 일상을 바꾸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중소상공인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기회를 잡은 이들도 늘고 있다. <뉴스1>은 코로나 시국에도 '없어서 못 파는' 사업을 일구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만나 그 노하우를 들어봤다.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2B크래프트 제공) © 뉴스1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2B크래프트 제공) © 뉴스1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긴 어렵다. 그런데도 '덕업일치'(관심사를 직업으로 삼은 것)를 이룬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는 심심찮게 들린다. 

대구에서 목공방 '2B크래프트'를 운영하는 황덕현(41)씨도 덕업일치를 이룬 산증인이다. 두번의 창업 실패를 겪은 그는 취미로 타던 롱보드(데크가 긴 보드)를 만들어 팔다 '대박'이 났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입소문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그가 만든 보드는 서울, 제주 나아가 일본, 대만 등에서도 팔린다. 최근에는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 방송으로 매출이 2400%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중소상공인(SME)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돌파구를 찾은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로부터 사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취미로 타던 보드 만들어 파니…입소문으로 해외시장도 뚫었다
"대학에서 인터넷데이터베이스를 전공했어요. 졸업 후에 컴퓨터 수리기사로 일하며 자연스레 컴퓨터도 팔았어요. 그때, 판매에 적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자금을 끌어모아 휴대폰 판매 매장을 열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뒤이어 연 세차장도 쫄딱 망했어요."

컴퓨터 수리기사, 휴대폰 판매원, 시내버스 운전기사…. 황 대표가 수많은 직업을 경험하고 깨달은 것은 '몸을 쓰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컴퓨터 조립에 일가견이 있던 만큼 손으로 만드는 것에도 자신이 있었다. 흥미로 시작한 목공은 그에겐 운명같은 일이었다.

3년간 목공방 직원으로 일한 황 대표는 지난 2014년 2B크래프트를 창업했다. 그는 취미로 타던 보드를 공방에서 직접 만들었다. 당시 국내에선 롱보드를 제작해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 보드 제작영상을 찾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제작 노하우를 갖게 됐다.

질 좋은 나무로 만든 탄성 좋은 수제보드. 황 대표는 자신의 제품이 자신 있었다. 그러나 대구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었다. 황 대표는 사업 확장을 위해 2016년, 온라인 쇼핑몰(자사몰)을 열었다. 롱보드 인기와 함께 온라인 유입도 일어났지만 매출 변화는 미미했다. 여전히 매출의 90%는 오프라인에서 나왔다.

매출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은 그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추가로 운영하면서다. 네이버페이 이용자였던 황 대표는 간편결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게 됐다.

"네이버페이는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여러 쇼핑몰에서 간편하게 결제하고 적립받을 수 있더라고요. 매력적이었어요. 스마트스토어를 열면 회사의 성장성 측면에서 유리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설이 쉽고 무료라 부담도 없었고요."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한 이후 2B크래프트 매출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도매로 이뤄졌던 매출에 소매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체 매출의 90%였던 오프라인 비중은 50%로 낮아졌다. 반면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매출은 40%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용자 후기가 쌓이고 상세페이지를 잘 구축했더니 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했어요. 네이버페이 이용자가 늘어난 것도 사업에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무엇보다 롱보드처럼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상품은 고객의 이용후기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더라고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주문내역을 확인하고 있는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2B크래프트 제공) © 뉴스1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주문내역을 확인하고 있는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2B크래프트 제공) © 뉴스1

◇소셜미디어 운영보다 중요한 건 이용자 사로잡을 '기본기'

2B크래프트도 온라인 사업 활성화를 위해 여타 쇼핑몰처럼 소셜미디어를 활용했다. 그러나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황 대표는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로 소셜미디어가 아닌 네이버 소상공인 교육공간 '파트너스퀘어'를 꼽았다.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상세페이지 제작 노하우, 사진 촬영 팁, 효과적인 광고집행 방법 등을 습득할 수 있었어요. '무작정 소셜미디어에만 의존해선 안 되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죠. 섬세한 디테일에서 매출 증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무료 교육에서 배울 줄 누가 알았겠어요"

황 대표는 파트너스퀘어에서 쌓은 팁을 바탕으로 스마트스토어를 재정비하고 여러 기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용자에게 신제품 발매 소식을 쉽게 전할 수 있는 '찜하기' '소식받기' 기능과 메신저처럼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톡톡문의', 후기를 남긴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네이버페이포인트'가 대표적이다.

그는 특히 네이버가 지원하는 성장포인트 프로그램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네이버가 중소상공인의 마케팅 활동을 위해 평균 거래액에 따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성장포인트(10만원~30만원)를 지원하는 제도다.

황 대표는 포인트를 활용해 후기 이벤트를 열었다. 그는 "네이버페이포인트를 상품으로 걸고 우수후기를 독려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실제 피드백도 꼼꼼히 받아볼 수 있다"며 "후기가 쌓이니 신규 이용자도 늘고 단골도 생기게 됐다"고 웃었다.

◇코로나 시국에 라이브 방송으로 매출 2400% '쑥'

2B크래프트도 코로나19를 피해갈 순 없었다.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황 대표는 실내 운동기구로 이용할 수 있는 밸런스보드를 온라인 주력상품으로 밀었다. 포털에 '홈트'(집에서 하는 운동)를 검색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스마트스토어 유입도 늘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시국에도 월 200만원~300만원 매출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온라인 판매가 없었다면 생계 유지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밸런스보드 유입이 늘면서 다른 상품을 살펴보는 이용자가 늘었고 롱보드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털어놨다.

2B크래프트는 이번 4분기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10월 중소상공인의 비즈니스 성장스토리를 알리기 위해 선보인 TV광고 중 한 사례로 황 대표가 소개된 영향이 컸다. 광고 직후 매출은 월 1500만원~2000만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광고 온에어 기간에 맞춰 진행한 라이브 방송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 11월3주에 진행한 쇼핑라이브 직후 2B크래프트 매출은 전주대비 2400% 증가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출연한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네아버 제공) © 뉴스1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출연한 황덕현 2B크래프트 대표 (네아버 제공) © 뉴스1

황 대표는 "쇼핑라이브를 통해 이용자에게 롱보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어떻게 롱보드를 타고 운동 기구로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했고 댓글로 실시간 소통하며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다"며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의류, 음식 매출이 증가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비주류 취미활동인 롱보드까지 영향을 볼 수 있는지 몰랐다"며 "앞으로도 쇼핑라이브는 계속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도 2B크래프트 공방 기기는 바쁘게 돌아간다. 황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없는 2B크래프트는 '앙꼬없는 찐빵'"이라고 비유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기업보다 힘든게 저 같은 작은 중소상공인이거든요. 저는 이 시국에도 롱보드같은 소수 사람들이 찾는 비주류 콘텐츠의 가치가 빛날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있거든요. 더 많은 중소상공인이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앙꼬를 채워넣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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